갈아타기 없었나… 은행 퇴직연금 되레 증가

      2024.11.24 18:26   수정 : 2024.11.24 19:34기사원문
퇴직연금 실물이전제가 아직은 '태풍이 아닌, 미풍'에 그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잔액은 퇴직연금 실물이전제 시행 3주차까지 4000억원 넘게 늘었다.

모바일에서 쉽게 퇴직연금 상품을 갈아탈 수 있는 퇴직연금 실물이전제 시행으로 금융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로 이탈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다른 결과다.



하지만 통상 퇴직연금은 연말에 적립과 이동 수요가 높은 만큼 퇴직연금 실물이전제 효과는 내년 초에 판가름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에 5대 시중은행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9일 기준 퇴직연금 잔액은 177조1266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실물이전제 이전인 지난달 말(176조6728억원)보다 4538억원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잔액은 퇴직연금 실물이전제 시행 일주일 만에 약 5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퇴직연금 납입액이 늘고, 시중은행의 공격적인 영업과 기존 고객 대상 마케팅 강화에 확정급여(DB)형뿐만 아니라 개인형 퇴직연금(IRP) 잔액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사들은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로 은행, 증권, 보험사 간에 이동이 본격화되면 적립 규모가 가장 큰 은행권의 잔액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었다.
은행권 적립 규모는 올해 3·4분기 기준 210조2811억원으로, 증권사(96조5328억원)와 보험사(93조2654억원)의 2배를 넘는다.

예상과 달리 은행권의 퇴직연금 잔액이 늘어난 것은 은행권이 젊은 고객이 선호하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등 퇴직연금 상품을 대폭 확대하고, 공격적인 영업 및 마케팅을 지속하는 수성전을 펼친 결과로 해석된다.
여기에 퇴직연금 시장이 매년 15% 가까이 성장하면서 퇴직연금 실물이전제가 활성화되더라도 퇴직연금 잔액은 늘어나는 구조인 영향도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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