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공인 ‘입점 러시’ 비대면 유통채널 활로 찾아준다

      2021.09.15 18:26   수정 : 2021.09.15 18:50기사원문


쿠팡이 '상생'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으로 국내 e커머스 업계 '빅3'에 이름을 올린 쿠팡이 중소상공인들과의 동반성장에 힘을 쏟으면서다. 쿠팡은 판매 상품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지방 소재 기업들에게도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중소상공인이라면 "업종불문 환영"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쿠팡의 이용자 수는 2359만명에 달했다. 업계 1위 수준이다.
이처럼 쿠팡이 '비대면 경제'의 핵심 활력소로 떠오르면서 중소상공인들의 '입점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온라인 유통채널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전국 소상공인들의 전체 오프라인 매출은 7%가량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쿠팡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중소상공인의 수는 전년동기 대비 154% 가까이 증가했고,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소상공인의 매출은 87% 늘었다. 쿠팡에 입점한 중소상공인의 비중과 매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쿠팡의 전체 판매자 가운데 소상공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중소상공인 중심의 시장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제품을 생산해도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상공인들에게 쿠팡은 새로운 기회로 평가된다. 판로가 막힌 중소상공인들은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 모델을 발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해 쿠팡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신선식품을 비롯한 식품류와 생필품, 반려동물용품, 패션 등 업종을 불문한다. 지난 2001년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도매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브이엠컴퍼니 손민영 대표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갖췄음에도 판로 개척 한계로 인해 매출은 제자리 걸음이었다"며 "쿠팡 입점을 통해 온라인 중심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고, 고용을 6배나 늘릴 만큼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빠른 익일·새벽 배송 △고객 접근성이 높은 판매 채널 △제품 개발과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직매입 구조 등으로 인해 '성장의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쿠팡에서 온라인 비즈니스로 전환한 소상공인들이 이전에 없던 막대한 고객 접점을 확보하면서 성장의 가속도가 붙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소상공인은 제품 개발과 개선에 집중하고, 쿠팡은 배송과 물류를 책임지는 '투트랙 구조'를 통해 '상생의 창'이 열렸다는 것이다.

■ 지역경제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쿠팡에 입점한 중소상공인들의 성장은 지역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중소상공인 판매의 약 70%는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 발생했다. 울산(157.6%), 경남(145.7%), 제주(130.1%)의 중소상공인 판매 성장률은 서울(129.6%)을 앞질렀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코로나19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은 곳들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제주(-9%)를 비롯해 울산(-5.9%), 경남(-3.3%) 등 전국 16개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지난해 지역내총생산(GRDP)이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역의 1·2차 전통산업의 디지털 대전환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쿠팡의 지역 거래 확대로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트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쿠팡은 약 4000억원의 지원금을 조성해 지역 소상공인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6~12월 전국 7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힘내요! 대한민국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중소상공인의 쿠팡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21% 늘었다. 올해 7월에는 경북, 전북 중소상공인 대상으로 상품 품평회를 열어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입점 등 판매 노하우를 전수했다. 우수한 품질의 경쟁력 있는 지역 상품을 발굴하면서 올해 2·4분기 쿠팡에서 판매하는 중소상공인 상품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배 이상 증가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농촌, 산지 업체들이 쿠팡을 통해 고객 네트워크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다윗에겐 쿠팡이 기회… "광고 효과까지"

자본력이 없는 소상공인은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해야 하는 기존 유통망에서 제품 노출이 어려워 판매가 어려웠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는 인터넷 유통망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하지만 쿠팡에서는 자본력과 상관없이 아무리 작은 중소기업도 빠르게 성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반려동물 영양제 제품으로 2019년 창업한 '베츠'의 이라미 대표는 쿠팡 입점 초기 월 30만원 매출이 현재 50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이 대표는 한 쿠팡 고객이 쓴 리뷰를 제품에 반영했다. '신부전을 앓는 강아지에게 먹이고 싶은데 염분이 걱정된다'는 내용이었다. 이 대표는 염분을 70% 낮춘 영양제를 재출시했고, 고객의 신뢰가 쌓이기 시작했다. 점차 입소문이 퍼져 인기가 높아지자 자연스럽게 제품이 상위에 노출되는 경우도 늘었다. 대대적인 광고비 집행 없이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 이 대표는 "다윗(소상공인)과 골리앗(대기업)과 대결이 빈번해진 소비시장에서 자본력 없는 초기 소상공인에게 쿠팡은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을 통해 중소상공인들의 판매와 고객 소비가 늘면서 장기 침체에 놓인 한국 소비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넣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의 '2021년 2·4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3.6% 늘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9년 2·4분기(3.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내 소비가 생각만큼 줄지 않은 이유는 쿠팡을 중심으로 하는 e커머스 플랫폼 활성화로 소비 규모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에게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한다'는 본질에 집중한 중소상공인들의 성장이 한국경제에 활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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