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흥분에 뇌혈압 높아져 심한 통증…
2005.10.31 13:52
수정 : 2014.11.07 12:39기사원문
결혼 2년차인 신재일씨(31)는 요즘 결혼 초년생임에도 불구하고 부인과의 잠자리를 피하고 있다. 그렇다고 신씨의 성능력에 이상이 있거나 부인과의 잠자리가 싫은 것은 아니다.
다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타나는 두통이 찬물을 끼얹어 심씨를 좌절케 하는 것이다. 이같은 증상에 생소한 부인도 신씨의 말을 믿지 못하고, 외도를 의심하는 등 결혼생활마저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변한의원 변기원원장은 “성생활에 걸림돌이 되는 성교두통은 심해지면 우울증, 대인기피, 무기력증까지 불러올 수 있다”며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성교두통, 성생활에 걸림돌
성행위를 하거나 자위행위를 할 때마다 심하게 머리가 아픈 경우가 있다. 이를 ‘성교두통’이라 한다. 두통의 강도가 워낙 심해 불길한 징조로 생각하기 쉽다.
다행히도 이는 95% 이상이 생명을 위협하거나 신체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같은 검사로도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
그래서 성교를 할때마다 큰 고통이 느껴져 성교두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의기소침해지기 쉽다. 따라서 성생활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성교두통 발병률을 살펴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정도 많고, 남성 중에서도 고혈압이거나 비만한 사람들의 발병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변원장은 “성교두통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며 “다만 성적흥분이 평소에 불균형적인 뇌의 기능을 저하시키면서 자율신경의 통제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고, 이는 다시 뇌혈관의 이상 확대나 수축을 불러 와 두통을 나타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교두통은 크게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성행위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두통과, 오르가즘 직전에 폭발적으로 발생되는 두통이다.
먼저 성행위 초기 증세는 경미한 두통으로 시작하지만 성적흥분이 고조되면 두통의 강도도 함께 커지게 된다. 경우에 따라 뒷목과 어깨 까지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후자의 경우 오르가슴 직전에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돌발적으로 나타난다. 주로 양쪽머리가 욱신거리는 박동성두통의 형태이다. 하지만 이때 성행위를 멈추면 두통은 곧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형태의 성교두통은 한번 나타나면 개인의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15분∼30분 정도 지속된다. 하지만 두통이 2∼3일이 지나서도 없어지지 않고 계속된다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두통 외에 감각기능에 이상을 느끼거나, 발음장애, 경련 등의 다른 증세가 나타난다면 뇌 질환이 의심되므로 모든 행위를 멈추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성교 후 2∼5일 안정은 필수
성교두통은 성교시간이나 자세와는 무관하다. 성관계는 100m 달리기를 하는 것만큼의 체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상태에서 무리하게 시도하게 되면 두통이 더욱 심해진다. 성교 후 몸의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 다시 시도하거나, 격한 운동을 하게 되면 더욱 심한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성관계는 가급적 피로감이 없는 최상의 컨디션일 때 시도하고, 성교 후에는 적어도 2∼5일 정도 안정을 취하도록 한다.
성관계 전에 하는 온욕은 혈액순환을 도와 두통이 오는 것을 예방하거나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커피나 홍차 등과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는 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관계 전에는 반드시 피하도록 한다. 두통 환자에 대한 상대방의 배려도 중요하다. 위축되어 있는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사랑을 충분히 표현하고, 관계 시 환자의 상태를 살펴가며 시도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심한 두통이 나타난다면 진통제를 복용하도록 한다. 일시적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진통제의 습관적 복용을 경계해야 한다. 진통제 복용량이 늘어나게 되면 오히려 통증의 강도만 심해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소화 장애나 신경쇠약 등의 다른 문제까지 불러올 수도 있다. 따라서 진통제 없이 성생활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 증세는 성적흥분이 뇌의 불균형을 초래해 나타나는 두통치료인 만큼, 뇌의 균형을 바로잡아 주어야한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탕약과 침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다.
치료에 앞서 뇌와 관련된 자율신경계의 상태와 뇌의 불균형을 파악해 주는 밸런스검사를 포함, 몇 가지 검사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인 진단이 나오게 되면 탕약과 침으로 뇌의 균형을 잡아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준다.
이러한 방법으로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보통 1∼2개월, 심한 경우에는 4개월 정도면 뇌의 불균형에서 생긴 성교두통을 해결할 수 있다.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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