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올해 긴 경기침체의 터널을 지나 회복기로 접어드는 듯했으나, 하반기 들어 미국 대선과 국내 계엄·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정부는 지난 7월 우리나라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2.0%만 사수해도 다행인 상황에 이르렀다. 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내외 경제 관련 기관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예상했다. 우리 성장률은 올해 1분기 1.3%를 기록하며 '깜짝 성장'했으나, 2분기 -0.2%를 기록하고 3분기도 0.1%에 그치면서 주춤했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2.2%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한은의 전망 시점은 계엄 사태가 터지기 전이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불과 3주가 지난 이달 18일 "올해 경제성장률이 2.1%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언급했다. 그사이 0.1%포인트(p)가 또 감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각각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하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5%에서 2.3%로 낮췄다. 이들 기관이 올해 성장률을 전망한 시점 역시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탄핵 정국에 따른 경제 충격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수출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이달에는 계엄 사태로 인해 소비까지 휘청이고 있다. 연말 효과가 사라진 셈이다.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한은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2월 88.4로 전월 대비 12.3p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3월(-18.3p)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크다. 통계청이 공개하는 속보성 데이터인 나우캐스트 지표를 보면, 이달 6일 기준 전국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전주 대비 26.3% 감소하면서 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9월 20일(-26.3%) 이후 11주 만에 가장 큰 감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