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아침에 볼까? 심야에 보러갈까?

      2009.03.11 16:38   수정 : 2009.03.11 16:38기사원문


이른바 ‘시간 파괴 공연’이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클래식·연극 등을 포함한 무대공연은 통상적으로 오후 7∼8시에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기존의 관습에서 탈피한 ‘시간 파괴’ 공연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아침에 공연을 시작하는 연극이 있는가 하면, 평일 낮 공연이 일반화되는 등 공연 시간대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공연계 풍속도마저 바뀌고 있다.

■아침에 시작하는 연극

의정부예술의전당은 오는 27일부터 ‘아침에 떠나는 연극 여행’이라는 컨셉트 아래 오전 11시에 시작하는 ‘모닝 연극’을 선보인다. 대형 공연장이 연중 프로그램으로 오전 시간대에 성인 연극을 올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시리즈에는 요즘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이경미·전수경·최정원의 ‘버자이너 모놀로그’(27일)를 비롯해 ‘늘근 도둑 이야기’(6월 26일), ‘고도를 기다리며’(9월 4일), ‘라이어’(12월 4일) 등 인기작들이 포함됐다.
의정부예술의전당 측은 “모닝 연극은 주부 등 새로운 관객층에게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고 새로운 시간 활용을 통해 공연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기획됐다”면서 “공연 관람을 전후해 커피와 다과를 제공하는 등 적은 비용으로 여유로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브런치 콘서트

아침과 점심을 겸한 브런치 콘서트는 새삼스러운 풍경은 아니다. 클래식 공연계에서는 이미 3∼4년 전부터 오전 11시에 시작하는 브런치 콘서트가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05년 처음 시작한 예술의전당의 ‘11시 콘서트’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면서부터다. ‘나만의 특별한 아침’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의 브런치 공연도 이런 추세에 따른 것. 4월 2일부터 매주 목요일 국립중앙박물관 내 대강당에서 열리는 이번 무대에는 ‘박정자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4월 2∼23일)와 ‘김주원이 들려주는 발레 이야기’(4월 30일∼5월 28일) 등이 차례로 오를 예정이다.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의 결혼’ 등 오페라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브런치 오페라’도 오는 4월 6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을 시작한다.

■낮·심야공연도 있어요

낮 공연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는 일요일 공연이 없는 대신 평일 오후 2시에 공연을 시작하는 낮 공연이 일반화돼 있는데 이런 흐름이 국내에도 확산되고 있는 것. 연극배우 박정자가 출연하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일요일 저녁 공연을 없앤 대신 화·목요일 오후 2시 공연을 추가했고 인기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도 매주 수요일 한 차례였던 낮 공연을 주당 2회로 늘렸다.
그런가하면 오후 9시에 공연을 시작하는 심야공연도 있다. ‘늘근 도둑 이야기’는 토요일인 오는 14일과 21일 오후 9시 공연을 신설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작품을 기획한 연극열전 측은 “연극 관람을 희망하는 관객이 늘어나 평일 낮 공연뿐 아니라 토요일 심야공연도 신설했다”면서 “반응이 좋으면 심야공연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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