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린 그녀와 소통하기..정종기 개인전 ‘토크’

      2009.06.15 16:19   수정 : 2009.06.15 16:19기사원문


중견화가 정종기(48)의 ‘토크(Talk)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등을 돌린 여성들이다. 마치 우연히 카메라에 포착된 것 같은 이 여성들에게서 우리는 그들의 표정이나 감정을 읽을 수 없다. 어디서 본 듯 익숙하면서도 보는 이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소통을 거부하는 듯하다.

정종기는 이처럼 세대 간에 소통되지 않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자신의 나이 또래인 40대를 중심으로 50∼60대와 20∼30대 간에 단절된 대화를 표현하기 위해 배경에 구한말의 서울 시내와 전쟁으로 무너진 한강철교, 대동강 철교, 80년대 민주화 시위의 한 장면을 넣었다.
전혀 공통점이 없는 배경과 인물도 관객과 등돌린 인물처럼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으로부터 출발한 정종기의 인물회화는 사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그는 전통적인 방식대로 밑그림을 그린 다음 희미한 윤곽선 위에 흰색유화 물감을 덮어 배경을 표현하고 소외된 현대인은 아주 디테일하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통을 거부하는 그림 속 인물은 당신일 수도 있고 혹은 나 자신일 수도 있다. 정종기의 개인전 ‘토크(Talk)展’은 17일부터 7월 5일까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02-733-8500)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최근작 20여점이 선보인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사진설명=정종기 ‘토크(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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