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하이모
2012.11.18 17:48
수정 : 2012.11.18 17:48기사원문
지난 1987년 창립되어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하이모는 대한민국의 가발을 산업으로 일군 일등공신 기업이다. 1987년 가발을 수출하는 우민무역으로 시작해 1999년 ㈜하이모로 상호를 바꾸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가발 전문업체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에는 수출 단일품목으로는 가발이 의복, 합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리는 상품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이 일본의 하청상품이었고 당시 일본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우리나라 기술로는 따라잡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또한 1990년대 들어 높아진 임금으로 인해 가발업체들이 중국으로 생산라인을 옮겨 가면서 국내 가발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드는 게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하이모는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국내 대표 가발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음지에 있던 가발산업을 양지로 끌어냈다. 또 한국인 모발에 맞는 가발 및 원사를 개발, 한국 모발산업에 새로운 부흥기를 가져왔다. 그 결과 하이모는 가발 브랜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고 많은 사람이 '가발=하이모'로 인식하는 경우도 생기게 됐다.
■지속적인 R&D 투자
하이모는 국내와 중국에 업계 최고 수준의 R&D센터를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각 R&D센터에서는 원사, 가발용 접착제 등 가발에 사용되는 자재뿐 아니라 가발 제작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가발 제작에 필요한 모든 것을 연구 및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하이모에서 개발한 3차원(3D) 스캐너 시스템과 버추얼헤어 시스템은 타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하이모만의 기술로 '가발왕국'으로 불리던 일본의 기술력을 이미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두상과 탈모 형태를 입체적으로 측정해 더 정확한 가발 제작을 도와주는 3D 스캐너 시스템은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일본에까지 수출을 하고 있다.
■기술의 원동력, 교육 시스템
지속적인 R&D 투자와 함께 하이모는 직원 교육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한다. 전국 44개 매장이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만큼 어디에서나 고객에게 동일한 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또 가발을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스타일과 관리 서비스도 같이 제공하고 있어 항상 최신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이모의 직원교육을 하고 있는 황용웅 교육팀장은 "흔히 가발이라고 하면 트렌드와는 연관성이 없는 제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탈모 연령대가 확대되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후반부터 40대 꽃중년 남성층까지 하이모를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하이모 직원들은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최신 패션, 헤어 트렌드를 공부하며 다양한 정보를 교환하고 이를 가발에 어떻게 적용할지 스타일 연구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을 직접적으로 응대하는 일이 많은 기업인 만큼 이론적인 교육보다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실습 위주의 교육이 주가 된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6월부터는 가발 피팅과 패턴에 관한 사내 인증제도를 시행, 테스트를 통과한 직원에게는 관련 업무의 전문성을 인증하며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등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여성 가발 시장 확대 주력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는 하이모는 지난 3월 창립 기념행사에서 그동안의 외길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성가발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한다고 선언했다. 가발이 기존 탈모를 가리기 위한 방편에서 이미지 변신을 위한 패션 아이템으로 그 의미가 달라지고 있음을 고려해 지난해 론칭한 여성가발 전문브랜드 하이모 레이디는 2년 만에 하이모의 전체 매출 포션 중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현재 하이모레이디는 서울 서초와 시청, 압구정지점 세 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다음 달에는 종로지점도 오픈을 앞두고 있다. 또 전국에 있는 하이모 지점 내에 별도의 여성 전용부스를 마련해 여성 전용 지점이 없는 지역에서도 여성 고객이 부담없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상담하고 원하는 스타일의 맞춤가발을 제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 기존 온라인몰을 확대 개편해 가발 관련 소모품뿐 아니라 패션가발, 헤어케어 제품에 이르기까지 여성 가발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