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 잘 낫지 않고 아프다면 ‘골반’ 살펴라

      2013.12.17 20:54   수정 : 2014.10.31 09:43기사원문

걸스데이 '민아', 소녀시대 '윤아', 다비치 '강민경',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 '박은지'. 이들 여성 연예인들의 공통점은 바로 '골반미녀'라는 것이다. 허리와 엉덩이에서부터 이어지는 뒤태라인이 예뻐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런 골반미녀들의 인기에 힘입어 '골반교정기', '골반필라테스' 등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검색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역효과도 있다. 엉덩이에 보톡스나 필러 등을 넣거나 보정속옷을 입는 등 지나치게 미용적인 부분에 치우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식스팩 복근을 운동과 식이요법이 아닌 손쉽게 수술로 만들려는 모양새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골반'은 엉덩이가 예쁜 사람이 건강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이 예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골반은 2개의 볼기뼈와 엉치뼈 및 꼬리뼈로 구성되며 척추와 양쪽 다리를 이어주는 골격으로, 상체하중을 지탱하고 대퇴부와 고관절의 가동범위를 컨트롤하는 아주 중요한 신체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목과 허리 등 척추나 다른 관절에 비해 평가절하 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골반은 고관절을 비롯한 중요관절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내장, 방광, 자궁 등 내부생식기관이 위치해 있어 외부의 힘과 충격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골반에 구조적·기능적 이상이 생기면 다양한 문제점을 야기한다.

우선 골반의 좌우격차가 클 경우 체형불균형을 일으켜 다양한 통증을 초래할 수 있다. 골반의 높낮이가 서로 다르다보니 요추부와 흉추부의 균형이 서로 어긋나게 되고 요추는 과도한 만곡이 생기게 된다. 이로 인해 추체자체의 회전성 변형이 일어나면서 '척추측만증'이나 '흉곽돌출증' 같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체에도 문제가 생긴다. 골반이 틀어지면 대퇴부의 연결부위와 하중의 분산에도 악영향을 미치는데 오다리나 안짱다리 같은 각변형(angular deformity)이 대표적이다. 골반이상으로 인해 각변형이 초래되면 무릎이 체중을 분산시키지 못해 퇴행성관절염을 초래하기도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 골반불균형으로 인해 골반내측이 과도하게 협소해면 출산 시 태아의 머리가 산도를 통과하기 어려워져 '아두골반불균형'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을 뿐만 아니라 자칫 태아의 사망위험이 있기 때문에 자연분만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이 밖에 골반과 연부조직의 마찰로 인한 좌골점액낭염, 신경포착증, 하체비만, 생리통,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통증과 불편감이 생기는 것은 이처럼 '골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혹시 디스크탈출증이나 염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허리통증이 지속된다면 골반에 위치한 '천장관절'에 이상이 생겨 그럴 수 있다. 이를 '천장관절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만성요통 원인의 10∼30%를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은 질환이다.

허리 디스크처럼 요통 증상이 나타나는데, 주로 한쪽 둔부 통증을 호소하는 특징이 있다. 보통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될 경우 발끝까지 찌릿찌릿한 신경 통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랫배와 허벅지가 만나 접하는 서혜부 부위가 아프기도 하고, 똑바로 앉아 오래 있기도 어렵다.

이같은 골반의 문제는 보통 사소한 생활습관에서 비롯되는데, 대표적으로 다리 꼬는 습관을이 문제다. 일산하이병원 관절센터 권용진 소장(정형외과전문의)은 "다리를 꼬게 되면 한쪽 골반에 하중이 실리게 되고 반대쪽 골반의 근육은 과도하게 신전되면서 골반의 균형이 어긋나게 된다"며 "이러한 작용은 한쪽 어깨로만 메는 가방, 짝다리, 한쪽으로만 누워서 자는 습관 등을 통해서도 나타날 수 있어 근관절의 성장이 끝나지 않은 청소년들에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섹시연예인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S라인' 포즈 역시 무턱대고 따라 해서는 안 된다. 허리와 골반을 측면으로 습관적으로 과도하게 틀게 되면 척추의 불완전한 운동으로 인해 상부요추가 하부요추보다 전후로 밀려나면서 '척추전위증'을 야기하고 골반과의 균형도 어긋나게 된다.

굽 높은 신발도 골반 건강을 위협하긴 마찬가지다. 하이힐, 키 높이, 깔창 등은 걸을 때 입각기와 유각기의 낙차폭을 크게 하고 발목 부위의 내외반각도 함께 확대시켜 팔자걸음 같은 보행불량을 야기한다. 장기화될 경우 골반의 회전각에도 영향을 줘 골반변형을 야기할 수 있다.

음주, 흡연, 고지방식품은 물론 스테로이드 약물의 노출 역시 조심해야 한다.
골반은 다른 부위에 비해 혈액순환이 풍부한 대신 양성 혹은 악성종양의 침윤에도 취약해 이러한 요인에 의해 악화되기 쉽다.

또한 시중에서 파는 '골반교정기'에 대한 맹신도 금물이다.


권용진 소장은 "체형불균형은 문제가 있는 부분만 국소적으로 교정한다고 해서 개선되는 것은 아니며 전신의 균형을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효과적"이라며 "오히려 부정렬이 생긴 골반에 '골반 교정기'를 통해 과도한 자극이 지속될 경우 주변연부 조직의 손상이나 변성을 더욱 초래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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