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휘재가 앓는 ‘황반변성증’은 어떤 질병?
2014.01.14 17:12
수정 : 2014.10.30 16:03기사원문
이휘재씨는 "눈이 안 좋았는데 5년 전에 황반변성증 판정을 받았다"며 "한쪽 눈을 가리면 시야의 반이 뿌옇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료를 받아서 좋아지다가 2012년에 심해져 대본이 안 보였다"며 "최악의 경우 실명한다고 들었는데 그때 오른쪽 눈의 상태가 심각했다"고 고백했다.
■40~50대도 안심할 수 없다
지금까지 노년기에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황반변성증이 요즘 40~50대에서도 발병하고 있다.
한국망막학회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강남성심병원, 경희대병원, 삼성서울병원의 내원 환자를 분석한 결과 진행형 황반변성 환자가 2000년 64명에서 2009년 475명으로 7.4배나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40~50대 환자는 21명에서 187명으로 9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안과 한재룡 교수는 "최근 고지방.고열량의 서구식 식습관으로 인해 국민의 비만지수가 높아지고, 직장에서 컴퓨터를 장기간 사용함에 따라 고도근시 환자가 늘어 40~50대 황반변성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시기 놓치면 실명할 수도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위치해 정밀한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쓸모없는 혈관이 자라나거나 출혈이 생기면서 심한 시력손상을 유발하는 병이다.
이 병은 특히 발병 초기 사물이 흐리게 보이거나 가까운 곳을 볼 때 사물이 약간 비틀려 보이는 것 외엔 뚜렷한 이상을 못 느끼다가 서서히 시력을 잃어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한국망막학회는 2005년과 2010년 습성황반변성으로 광역학치료, 항체주사치료를 받은 전체 환자 985명 중 약 16%인 157명이 시력 0.02 이하인 법적 실명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병원을 늦게 찾아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였다.
■40대 이후 정기 망막검진 필요
황반변성의 발병 원인도 노화현상 외엔 뚜렷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노화를 촉진하는 서구식 식생활과 고도근시, 과다한 자외선 노출, 흡연 등이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잘못된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좋다. 즉 가능한 근거리 작업을 줄이고 금연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을 섭취하고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 노출을 피한다.
잠을 잘 때나 낮에 쉴 때도 가급적 안대를 착용해 최대한 빛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한 달에 한번 정도는 한눈씩 가리고 보이는 것에 변화가 없는지 살피며 시야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바로 병원에 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정근안과병원 망막센터 엄부섭 원장은 "대부분의 망막질환 환자는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40세 이후에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눈 검진을 받아야 하며, 특히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망막질환으로 인한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