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째 낫지 않는 감기.. ‘급성 세기관지염’ 주의보

      2014.03.11 17:59   수정 : 2014.10.29 04:49기사원문

'왜 한달이 됐는데도 낫지 않을까?'

독감의 원인 병원체인 인플루엔자(IFV) 바이러스의 기세가 봄이 됐지만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

지난해 가을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수만명의 독감환자가 발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인플루엔자로 인한 급성 세기관지염과 기관지염 환자까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급성 세기관지염의 주요원인이었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보다 더 많은 검출률을 보이고 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유훈 교수는 11일 "독감환자가 전월에 비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편"이라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세기관지염도 많아 3~4월까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급성 세기관지염은 말단 세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산소교환이 잘 안 되는 질환이다.
RSV가 주된 원인이지만 올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3일의 잠복기를 거쳐 콧물과 코막힘, 미열, 기침과 같은 감기 증상이 나타난 뒤 점차 호흡이 어려워진다. 증상이 천식이나 폐렴과 비슷해 혼동하기도 한다.

특히 아기들은 밤에 기침이 심해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잘 먹지 못한다.

전 교수는 "인플루엔자의 전염성이 강해 급성 세기관지염을 앓는 아이를 안고 수유하거나 돌보는 엄마들 역시 기관지염을 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급성 세기관지염이 돌 무렵 아기가 잘 걸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 번째는 뱃속에서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후 9개월 이후 고갈됐기 때문이다. 만 9개월 이전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있어 큰 질병에 걸리지 않지만 돌 무렵이 되면 쉽게 감기 또는 질병에 걸리게 된다.

두 번째는 성인에 비해 기관지가 몹시 얇은 특성 탓이다. 미숙아로 태어나는 아기가 많아진 것도 원인이다. 미숙아는 제 주수를 채우고 태어난 아기보다 모든 장기의 기능이 떨어진다. 워킹맘 증가로 일찍부터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영유아가 증가한 것도 관련이 크다. 많은 영유아가 함께 생활하는 곳에서는 다양한 바이러스와 세균이 전염되기 쉽다.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수유를 조금씩 자주 하고 수분 섭취를 늘리며 습도를 조절해주는 대증치료를 하지만 영아는 탈수나 호흡곤란으로 응급상황에 빠질 수 있어 입원 치료를 권한다. 치료는 산소를 투여해 저산소증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정맥을 통해 수액으로 탈수를 예방하고 영양분을 공급한다. 급성 세기관지염을 예방하려면 환기를 자주 하고 적정한 습도를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또 부득이하게 어린이가 단체생활을 한다면 바이러스 유행 전 예방접종을 하고 환자 발생 시 등원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전 교수는 "겨울철과 환절기에는 바이러스가 서식하기 좋고 전파되기도 쉬우므로 사람이 많은 곳에 다녀오면 꼭 손을 닦고 개인위생에 주의해야 한다"며 "기침하는 환자는 마스크를 쓰거나 입을 가리고 기침하는 예절을 지켜야 전파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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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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