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몸’으로 거듭난 인천공항철도, 퇴근길 풍경

      2014.08.26 17:12   수정 : 2014.10.23 19:13기사원문

"3년 전부터 인천 계산동에서 서울 용산으로 출근하며 공항철도를 이용했는데 최근 이용객이 3~4배는 늘어난 것 같다. 퇴근은 서울역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대개 앉아서 가지만 출근 시간에는 거의 승객들 사이에서 끼여 가는 형편이다." 인천공항철도 계양역 이용 30대 이모씨

2007년 3월 개통 후 이용객 부족으로 '찬밥' 신세에 머물렀던 인천공항철도가 최근 '귀하신 몸'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1년을 기점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청라국제도시역), 영종하늘도시(운서역)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이용 승객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6월 청라역이 영업을 개시하면서 이용객 증가 추이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

인천공항철도 이용객은 2007년 1일 평균 1만3212명에서 올해 7월 17만1190명으로 늘었다. 개통 첫해 대비 1300%가량 급증한 것. 특히 청라.영종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된 2011년엔 전년 대비 224% 폭증했다.

26일 오후 6시30분을 갓 넘긴 시간 서울역 인천공항철도 승강장엔 7~8분에 한 대씩 오는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빼곡했다. 캐리어를 동반한 승객은 5%도 채 되지 않았다. 백팩을 맨 채 한 손엔 스마트폰을 든 직장인이 승객의 대부분이었다.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사람은 대부분 별도로 마련된 급행열차를 이용하기 때문.

곧이어 승강장으로 빈 열차가 들어서자 승객들이 몰려들었다. 서서 가는 사람은 한 량에 열 명 남짓. 출발역임에도 의자는 승객으로 빼곡히 들어찼다. 역을 하나씩 지날 때마다 승객이 늘어나고 공덕역과 홍대입구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지나고 나자 공항철도는 이미 만원 상황. 그렇게 옴짝달싹 못하는 승객들은 퇴근길 만원 열차에 몸을 맡겼다.

인천 계양동~서울 상암동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박모씨(29)는 "구간 독립요금제가 풀리고 나서부터는 꾸준히 이용객이 늘어온 것 같다"며 "계양역에서 보통 공항철도 타는데 당연히 앉아서 타지는 못한다. 한 량에 보통 80% 이상은 차는 것 같다"고 말했다.

늦여름 지는 햇살을 받으며 달리던 열차에서 승객들이 우루루 내리는 곳은 계양역과 검암역.

열차에서 썰물처럼 빠져나온 승객들은 곧 승강장과 출구로 향하는 계단을 가득 채웠다. 몇몇 이용객은 아예 의자에 앉아 무리진 사람들이 나가길 기다렸다가 유유히 승강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계양동에 거주하는 이모씨(30.여)는 "개통 초기부터 공항철도를 이용해 출퇴근했는데 이용객이 많아져 최근엔 불편할 정도"라며 "일부러 기다렸다가 승차하거나 승객들이 다 빠지고 나면 그때서야 출구로 향하곤 한다"고 전했다.

계양역은 인천지하철 1호선과 환승이 가능해 인근 계양구나 부평구 주민들이 서울로 이동 시 서울 지하철 1호선보다 빠른 인천공항철도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검암동의 신혼집으로 입주한 김모씨(30.여)는 "1호선보다는 빠르기 때문에 주로 공항철도를 이용하는데 출퇴근 시간대엔 많이 붐빈다"며 "아무래도 인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다 보니 승객 역시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년 전 검암동의 한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한 최규섭씨(40)는 "공항철도 역사 인근으로 아파트 신규분양이 많다 보니 작년과 비교해 이용객이 두 배 넘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 공항철도를 이용해 강남으로 출퇴근한다는 그는 "공항철도가 있어 편하게 출퇴근할 수 있다는 점도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고려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김은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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