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결산심사가 부실한 예산으로 ‘악순환’

      2014.09.14 15:56   수정 : 2014.09.14 15:56기사원문
지난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2014년 예산심의는 21차례 회의를 한 것에 비해 2012년도 결산심의는 9차례에 그쳐 부실한 결산심의가 결국 부실한 예산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지어 결산회의에 끝까지 남아 회의를 책임 있게 진행한 의원은 10명 중 2명 꼴에 그쳐 결산심의가 졸속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2004년 조기결산제도 도입 이후 유일하게 기한을 준수한 2011년을 제외하고 2009년에서 2013년까지 결산의 법정기한 초과일수는 평균 38일에 달한다. 이에 국회가 입법기관으로서의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린다는 비판이 무성한 가운데 심의 내용마저 허술하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14일 국회 예결위 결산심의 실태를 조사·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예산에 비해 결산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회의횟수 및 시간에서부터 확인됐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지난 3년간 예결위가 진행한 전체 예산심의회의 수 대비 결산회의 횟수는 3년 평균 45.47%로 조사됐다. 정회 시간을 제외한 실제 회의시간을 기준으로 해도 결산심의는 예산심의의 평균 54.9% 수준에 그쳤다.

결산심의에 대한 의원들의 몰입도 역시 예산심의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열린 2012년도 결산심의 출석인원은 평균 47.5명으로 2014예산심의 출석인원인 평균 42.4명보다 오히려 많았다. 하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 수를 비교해본 결과 출석인원대비 끝까지 남아있는 재석율이 예산심의는 18.8명인 반면 결산은 절반수준인 10.5명에 그쳐 몰입도와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짐을 나타냈다.

예결위원의 임기는 1년에 그쳐 전문성과 책임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5년 평균 예결위 위원 교체비율은 88%에 달했는데 이는 국회법상 임기가 1년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예결위원의 전문성 함양은 물론,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12년 예산에 대해 2013년 결산이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2013년 하반기에 2014년 예산안을 심의하게 되므로 결국 결산과 예산의 환류에 대한 평가는 2014년에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2012년 예산을 결정한 예결위원은 교체된 이후로 결과에 대한 평가가 어렵다는 절차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예결위원의 임기를 최소한 다른 상임위 수준인 2년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바른사회시민연대 관계자는 "효율적으로 국가자원이 배분되기 위해서 결산을 통해 지난 예산의 타당한 쓰임새를 검토해야하는 만큼 결산심의에 보다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면서 "예산심사 과정에서 결산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예산심사와 결산심사 간의 환류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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