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마지막 인류
2015.05.11 16:58
수정 : 2015.05.11 16:58기사원문
임흥순 작가(46)의 은사자상 수상으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95년 처음 시작한 베니스 비엔날레는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 축제로 홀수 연도에는 미술전이, 짝수 연도에는 건축전이 열린다. 또 미술전은 예술총감독 주재 아래 열리는 국제전(본전시)과 각각의 나라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국가관 전시로 나뉜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미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오쿠이 엔위저(51)가 총감독을 맡은 국제전은 올해의 주제를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로 정해 세계 53개국 136명의 작가를 초청했다. 한국 작가로는 장편 다큐멘터리 '위로공단'으로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작가 외에도 중동에 근로자로 파견됐던 아버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설치·퍼포먼스 작품을 내놓은 김아영 작가(36)와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튤립 파동에 관한 영상작품을 출품한 남화연 작가(36) 등 모두 3명이 초청장을 받았다.
또 모두 89개 나라가 참여한 국가관 전시에는 1969년생 동갑내기인 문경원·전준호 작가(46)가 새 작품을 내놨다. 한국관 전시 기획을 맡은 이숙경 커미셔너와 호흡을 맞춘 두 작가는 유리벽과 곡선형 구조로 이뤄진 한국관 건물을 십분 활용한 10분30초짜리 영상작품 '축지법과 비행술(The Ways of Folding Space & Flying)'을 통해 예술가의 역할과 각성을 반추했다.
한 편의 SF영화를 방불케 한 이 작품에선 영화배우 임수정이 세계가 멸망한 이후 살아남은 마지막 인류를 연기해 눈길을 끌었다. 전시장 내부에서만 작품을 볼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건물 외벽에 고화질 발광다이오드(LED)를 설치하는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실험적 미학을 현실화한 점도 현지 관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어느 해보다 풍성한 수확을 거둔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는 오는 11월 22일까지 계속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