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은 국제 알박기 펀드" 그룹 사업재편 볼모로 잡고 수익 챙겨

시민단체 토론회서 지적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해 삼성과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벌처펀드(vulture fund·동물의 시체를 뜯어먹는 독수리에 빗댄 것으로 수익을 위해 어떤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 투기자본)로 불리는 엘리엇어소시에이츠에 대해 국제 '알박기 펀드'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개발사업이 진행될 때 일부 토지를 매입, 개발사업 전체를 인질로 잡는 알박기 업자처럼 엘리엇은 삼성그룹의 사업재편을 볼모로 잡아 대부분의 주주가 아닌 자신만을 위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사익(私益)이 아닌 국익(國益)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25일 오전 서울 정동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행동주의 펀드의 실상과 재벌정책(엘리엇, 삼성분쟁이 주는 교훈)'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엘리엇과 삼성의 분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발제자로 나선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엘리엇은 벌처펀드의 선구자이고 국제 알박기 펀드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 정도로 행동주의 펀드의 극단에 서 있다"면서 "행동주의 펀드는 '포퓰리즘을 활용한 이익 추구'라는 공통적 행동 양태가 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특히 "이번 분쟁은 주주들 간에 사익을 둘러싼 분쟁처럼 비치고 있지만 제도적인 틀과 정책 방향이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이 분쟁의 결과 또한 국익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에 국익이란 관점에서 봐야 한다"면서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국익을 고려한 판단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도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투기자본의 힘을 빌리다가는 막대한 국부를 유출하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는 "엘리엇은 현물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변경까지 요구했는데 이는 먹튀만으로 만족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mail] 전용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