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폐광·폐선 4곳이 관광지로 새출발 합니다

파이낸셜뉴스       2015.07.23 18:09   수정 : 2015.07.23 18:09기사원문

강원도 폐광·폐선 4곳이 관광지로 새출발 합니다


【 정선.태백.영월.삼척(강원)=조용철 레저전문기자】강원도 내 폐광.폐선구간이 관광명소로 재탄생하고 있다. 쓸모없어 보이던 낡은 시설물이나 버려진 공간이 하루아침에 특별한 볼거리로 변신하고 있다. 없애고 파헤치기만 하던 기존 틀을 깨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낡은 공간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추억과 역사 속으로 사라진 폐광.폐선 구간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정선.태백.영월.삼척 등 강원도 내 4개 시.군이 강원랜드와 함께 관광클러스터 구축에 적극 나섰다.

이들 4개 시.군과 함께 관광클러스터를 추진 중인 강원랜드는 "강원랜드 호텔 내에 종합관광 안내부스를 마련했고 이달 말부터 통합관광지도를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며 투어 버스도 마련해 시범기간 동안 무료로 운행할 예정"이라며 "관광클러스터가 구축되면 3년 내 지역 방문객이 1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도 폐광·폐선 4곳이 관광지로 새출발 합니다


석탄 나르던 철로를 리조트로 삼척 하이원 추추파크

삼척에 위치한 하이원 추추파크는 옛 심포리역 강삭철도 유적지 일대에 조성됐다. 국내 유일의 철도체험 리조트인 하이원 추추파크는 관광 산악열차 '인클라인 트레인'을 비롯해, 전동식 레일바이크 '레일코스터', 아이들을 위한 '미니트레인', 관광열차 '스위치백트레인'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숙박시설과 오토캠핑장도 갖췄다.

하이원 추추파크는 인클라인트레인을 타고 통리재 정상인 옛 통리역까지 올라간 뒤 레일코스터를 타고 리조트로 다시 내려오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클라인 트레인은 예전 강삭철도가 놓였던 비탈에 새 선로를 깐 뒤 영국에서 들여온 인클라인 트레인을 설치했다. 16.5도 경사를 직선으로 올라가 스위스 산악열차처럼 기울어진 좌석에 앉아야 한다.

인클라인 트레인을 타고 오르면 레일코스터 승강장으로 이어진다. 레일코스터는 옛 영동선 통리∼심포리역 7.7㎞ 구간을 달린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따라 평균시속 20㎞로 달리기 때문에 굳이 패달을 밟지 않아도 속도가 난다. 레일코스터의 하이라이트는 터널을 통과할 때다. 12개의 터널을 지날 때마다 박쥐.꽃.숲 등 테마에 맞춘 조명으로 꾸며져 있다.

높이 0.5m의 미니열차인 미니트레인은 증기식과 전동식 2종류로 총 20명이 탈 수 있는 증기식은 길이가 15m밖에 안된다. 전동식은 정원이 10명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에 나온 증기기관차와 똑같이 생겼다. 앙증맞아 보이지만 얕잡아 볼 게 아니다. 크기는 작아도 기관사까지 있다. 옛 스위치백 구간에는 대형 증기기관을 앞세운 관광열차 '스위치백트레인'이 달린다.



폐광에서 피어난 예술세계 정선 삼탄아트마인

정선의 삼탄아트마인은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 시설과 갱도 등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민 시설이다. 1964년부터 38년간 석탄을 캐오던 탄광과 부대시설들을 전시하고 체험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삼탄아트마인은 삼척탄좌(삼탄)와, 아트(Art), 광산을 뜻하는 마인(Mine)을 합친 이름이다.

이곳은 옛 탄좌 사무실인 4층 건물을 활용한 삼탄아트센터와 야외 전시장으로 이뤄진다. 삼탄역사박물관, 삼탄뮤지엄, 화가.조각가 등의 작업실, 미술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현대미술관 등이 들어서 있다.

삼탄아트마인을 둘러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광경은 옛 광원들의 피땀이 밴 일상의 흔적들이다. 옛 광원일지, 급여명세서, 크고 작은 인장들에서 당시 광원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옛 광원들이 이용하던 2층의 샤워실과 1층 세탁실은 당시 모습 그대로 살려 광원들의 부상 부위를 찍은 엑스선 사진, 작업복 전시공간 등으로 꾸몄다. 야외 공간은 높이 53m의 철탑과 수직갱이 있는 조차장을 중심으로 동굴 와이너리, 카페, 식당, 원시미술박물관 등으로 구성됐다. 조차장은 광원들이 갱도를 오르내리고 캐낸 석탄을 끌어올리던 시설로 채탄에 쓰던 광차를 비롯한 다양한 기계들을 살펴볼 수 있다. 김민석 삼탄아트마인 대표는 "관광지가 여행객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존폐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하나뿐인 안전체험 테마파크 태백 365세이프타운

태백은 정선과 함께 대표적인 탄광촌이었다. 태백시가 대규모 첨단 안전체험학습 시설 '태백 365세이프타운'을 개관해 전국 유일의 자연재해 안전대처 체험 여행지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장성동에 문을 연 '365세이프타운'은 즐기는 중에도 재난 대처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꾸몄다. 청소년안전체험관의 3D, 4D 영상을 활용한 풍수해 체험관, 지진 체험관, 대테러 체험관, 대곤충습격 체험관 등을 경험할 수 있다. 풍수해 체험관에선 대피 경보가 발령되면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에 탑승한다. 천둥·번개가 치는 가운데 수해가 난 지역을 가로질러 안전지대로 대피한다.

산불 체험관에서는 시뮬레이터 헬기를 타고 태백산 정상의 산불을 진화하고 숲속 생물을 구출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지진 체험관은 '순간 이동장치'를 타고 규모 7 이상의 강진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대테러 체험관에선 360도 회전하는 다크라이더를 타고 테러범들과 맞선다. 소방학교에서는 소방공무원들로 구성된 전문교관들로부터 심폐소생술, 소화기 사용법, 화재현장 탈출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또 설해 체험관에선 눈 속에 갇힌 꼬마를 구해내는 개의 스토리가 감동적이다.



28개의 크고 작은 박물관 고을 영월 '지붕 없는 박물관'

영월하면 조선왕조 비운의 임금인 단종과 동강댐 건설 논란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동강의 래프팅을 우선적으로 떠올린다. 하지만 영월은 우리나라 최초의 탄광인 마차탄광(영월광업소)과 1934년 일제강점기부터 발전을 시작한 영월화력발전소, 1950~60년대 상동광업소에서 채굴된 텅스텐은 우리나라 수출액의 70~80%를 차지할 만큼 우리나라 근대화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핵심 산업도시였다.
하지만 1980년대 말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석탄산업이 급격히 쇠퇴하기 시작했으며, 1992년 상동광업소의 폐광, 영월화력발전소의 발전 중단 등으로 인해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영월은 문화산업의 꽃인 박물관을 주테마로 한 박물관고을 육성사업을 추진했고 현재는 박물관고을로서의 영월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1999년 책박물관(현재 폐관) 개관을 시작으로 현재 총 26곳의 박물관이 개관·운영 중이다.

yc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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