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수록 납·수은·카드뮴 몸속 농도 높아...美 보다 최대 6배
2015.09.16 14:26
수정 : 2015.09.16 14:26기사원문
어린이·청소년 등 어릴수록 몸속 환경오염물질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오염물질은 수은, 납, 카드뮴, 비스페놀류 등을 말한다. 모두 인체에 치명적인 위해를 주는 물질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2012년~2014년 전국 3세부터 18세까지 어린이·청소년 2400명을 대상으로 환경오염물질 9종에 대한 체내 노출수준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과학원에 따르면 대부분 환경오염물질은 나이가 낮아질수록 체내 농도가 높았다. 다만 수은은 초등학생(6~11세)→중고생(12~18세)→영유아(3세 이하 미취학) 등 순이었다.
실제 혈중 납 농도는 영유아 1.34㎍/dL(마이크로그램 퍼 데시리터), 초등생 1.26㎍/dL, 중고생, 1.11㎍/dL로 집계됐다.
㎍/dL는 혈액 1L당 해당물질이 10마이크로그램이 있다는 뜻이다. 1데시리터는 0.1L다. 따라서 납의 경우 영유아 혈액 1L당 0.134L가 녹아 있다는 의미다
또 오줌 중 비스페놀 - A 농도는 영유아 2.33㎍/L, 초등생 1.5㎍/L, 중고생 1.31㎍/L 등이었다.
비스페놀-A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성 물질로 생명체의 호르몬에 교란을 주는 내분비계 장애를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로 합성수지 원료, 식품저장용 캔 내부코팅 재료로 사용된다.
아울러 혈중 수은 농도는 영유아 1.64㎍/L, 초등생 1.93㎍/L, 중고생 1.91㎍/L 등으로 조사됐다.
오줌 중 카드뮴과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 대사체 농도의 경우 영유아가 각각 0.39㎍/L와 77.77㎍/L로 청소년에 비해 약 1.5배 높게 나타났다.
유승도 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 과장은 "손가락 또는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 영유아의 행동특성이 환경오염물질의 체내 노출 수준에 영향을 준 것"이라며 "그러나 수은은 체내에서 빠져나가기 어려운 물리적 특성 때문에 초등생과 중고생의 수치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를 미국, 캐나다 어린이·청소년과 비교했을 때 수은은 4~6배, 카드뮴은 2~5배 가량 높았다. 수은은 수치가 다소 올라갔다.
유 과장은 "이번 조사에서 보육시설 주변 실외 흡연 여부가 영유아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뚜렷한 상관성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보육시설의 경우 일반자재를 사용한 보육시설에 비해 카드뮴 노출 수준이 낮게 관찰됐다"고 피력했다.
환경과학원은 조사 대상자 중 환경오염물질 체내 농도가 권고치를 초과할 경우 환경오염물질에 대해 추가 정밀조사 등 심층연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 과장은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환경오염물질 노출에 취약하고 영유아기의 노출은 평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어린 자녀의 환경오염물질 노출 저감을 위해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안전한 어린이 용품 선택, 보육기관의 친환경 보육환경 제공 등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