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크러시' 대표주자 뮤지컬 배우 차지연·임혜영·박혜나

      2016.02.10 17:50   수정 : 2016.02.10 20:15기사원문
뮤지컬계 '걸 크러시'의 주역인 차지연, 박혜나, 임혜영. 33세 동갑내기 여배우가 올해 나란히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차지연은 2006년 '라이온킹'에서 라피키 역으로 데뷔한 뒤 '드림걸즈' '아이다' '서편제' 등에서 주연을 맡으며 짙은 감정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인정받았다. 최근 복면을 쓰고 정체를 숨긴 채 노래를 부르는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10주 연속 왕좌를 지킨 여전사 캣츠걸이 차지연으로 밝혀져 화제가 됐다. '간신'(2015년), '해어화"(개봉예정) 등 영화에도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차지연은 "데뷔 10주년이라는 게 실감이 잘 안 난다.
그동안 만나왔던 작품들이 꿈같다"고 했다. 그간 "울기도 웃기도 많이 했다"는 차지연에게 배우로서 가장 힘들지만 행복했던 순간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날 대전에서의 '레베카' 공연 때였다. 그는 "목이 심하게 다쳐서 무대에 오르는 게 불가능한 상태였다"며 "많이 울며 기도하고 준비했다. 기적과 같은 무대였다"고 회고했다.


박혜나는 '미스터 마우스'로 뮤지컬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이 일이 내 일인지 확신도 없는 상태에서 10년은 해보자는 생각이었는데, 정말 10년이 되니 이제 20년은 해보자는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그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함께 공연하는 배우, 스태프, 관객과 교감을 나누는 시간"이다.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건 무대에 서지 못했던 시간이다. '햄릿' '모차르트' '위키드'를 거쳐 지난해 '드림걸즈' '데스노트' 등 화제작에 잇달아 출연한 그에게 지금처럼 행복한 때도 없었다. 현재는 배우 황정민이 연출하고 출연하는 뮤지컬 '오케피'에서 바이올린 역할로 활약 중이다.

차지연과 박혜나는 공교롭게도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답변이 일치했다. "좋은 사람이자 좋은 배우가 되는 것." 차지연은 "모든 작품을 겸손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나를 사랑해주는 분들의 신뢰가 더 단단해지도록 노력겠다"고 했고, 박혜나는 "마흔 살, 쉰 살이 넘도록 꾸준히 내 길을 걸어가고 싶다"고 했다.

'드라큘라' 체코 버전에서 앙상블 겸 여주인공 커버로 데뷔한 임혜영은 '사랑은 비를 타고' '지킬 앤 하이드' '미스 사이공' '레베카' '팬텀' '아리랑'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하며 성악과 출신다운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랑받고 있다.


임혜영도 차지연처럼 지난해 뮤지컬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았었다. 뮤지컬 '팬텀'의 여주인공 크리스틴으로 노래하던 중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임혜영은 "감기 기운이 너무 걱정되서 성대를 부드럽게 해주는 주사를 처음 맞아봤는데 연달아 두 번 맞았던 게 탈이 났다. 부작용으로 성대 근육이 굳어버렸던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간 단 한번도 아프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공연을 맡겨본 경험도 없었고 원캐스팅 작품도 다수 출연했었다. 그래서 더 충격이 컸다"며 "무엇보다 관객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부끄럽고 죄송했다"고 말했다. 최근 임혜영은 '드라큘라'에서 여주인공 미나 역을 원캐스트로 마쳤으며 17일부터 '투란도트'에서 시녀 류 역으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
임혜영의 앞으로의 목표는 캐릭터의 파격 변신이다. 그는 "나름의 변화를 줬다고 생각하는데 여성스럽고 공주같은 이미지로만 기억되는 것 같다.
그걸 깨보고 싶었고 이제는 용기가 생겼다"며 "기회가 된다면 정말 악랄한 악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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