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구지하철참사 유족과 사연 비공개한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2016.02.19 15:43
수정 : 2016.02.19 16:01기사원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구지하철참사 유족을 13년 만에 만난 사연이 화제를 모으면서 이를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참사가 일어난 당시 사태 수습을 위해 3개월간 유가족들을 조용히 도왔다고 한다. 이 사실은 지난 14일 대구지하철참사 유족 박성찬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히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박씨의 글은 18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해당 사실은 문 전 대표의 가까운 지인들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문 전 대표가 박씨와의 사연을 따로 주변에 공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김선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은 18일 트위터를 통해 “문재인 전 대표 관련 책들에 대구지하철 이야기가 나오는지 찾아본 바 그런 얘기는 없었다. 그래서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에게 물어봐 달라고 부탁하니 '물어봐도 구구하게 얘기 안 해주실 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경로를 달리 해 그 인사가 그 시기에 문 전 대표와 일했던 부산의 변호사 A씨께 여쭤봤다. 추가로 들은 얘기를 빼거나 보태지 않고 그대로 전해 본다”고 소개했다.
김 부소장에 따르면 A씨는 “대구 지하철 참사가 일어난 건 2003년 2월 18일, 13년 전 오늘이었다. 그 때 대통령직 인수위 하던 때라 새정부 출범 작업에 정신이 없을 때였다”면서 “하지만 (문 전) 대표가 대구의 참사가 너무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유가족을 꼭 만나겠다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나도 대표가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을 만난 것 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그 뒤로 3개월 동안이나 교류하며 사태 수습에 관여했다는 건 이번에 그 페이스북 글을 보고 처음 알았다. 물어보니 당시 인수위나 민정수석실 사람들도 다 몰랐다고 하더라, 혼자서 하신 거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부소장은 “아니, 이런 얘기를 왜 책에 안 썼어요? 좀 알려야 되는거 아닙니까?”라고 묻자 A씨는 “그런 거 통 안 좋아하는 양반인거 알잖아. 비극적으로 가족 잃은 사람들 조금 도운 일을 자기 홍보에 이용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신다"고 답했다.
A씨는 “우리도 어떨 땐 답답하다, 남들 모르게 좋은 일 많이 하시는데 그런 내용을 카드뉴스로 만들어서 쫙 돌리고 보도자료도 쓰고 싶다”며 “그런데 (문 전) 대표가 원치 않는데 어쩌겠나. 전에 우토로 마을 감사패 받은 것도 겨우겨우 알렸다. 그런 양반”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일제강점기 시절 강제 징용된 재일한국인들이 살고 있는 일본 우토로 마을이 지난 2005년 강제 퇴거 위기에 놓였을 때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우토로 땅을 매입하는 데 기여해 우토로 주민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바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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