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국내 고급차시장 오픈카로 승부
2016.04.14 01:24
수정 : 2016.04.14 01:24기사원문
【 니스(프랑스)=오승범 기자】 유럽 자동차 명가 '메르세데스 벤츠'의 드림카로 꼽히는 'S클래스 카브리올레(4인승 소프트톱 컨버터블)'가 오는 3.4분기 국내에 상륙한다.
벤츠가 최상위 모델 S클래스에서 45년만에 선보이는 컨버터블(지붕을 여닫을 수 있는 오픈카)로 출시 전부터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최고급 럭셔리카다. 2.4분기 글로벌 출시후 국내 럭셔리 오픈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미 내비게이션 한국어 버전을 탑재하는 등 모든 준비를 마쳤다. 하드톱 로드스터(2인승 하드톱 컨버터블) 원조인 '벤츠 SLK'의 엔진 등을 새롭게 바꿔 가격경쟁력을 높인 부분변경 모델 'SLC'도 국내시장에 동반 출격해 공세수위를 높인다.
■벤츠 오픈카 비밀명기, 한국시장 공략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에서는 '벤츠 S클래스 카브리올레.SLC 글로벌 프레스 테스트 시승회'가 열렸다. 벤츠가 처음으로 전세계 취재진 앞에서 비밀병기 'S클래스 카브리올레'를 공개한 자리다.
벤츠 플래그십(최상위)에서 1971년이후 처음 출시된 4인승 오픈카로 글로벌 럭셔리 컨버터블 시장 공략을 위해 3년이상 공들여 개발한 야심작이다. 현재 국내 판매중인 'S클래스 4매틱 63 쿠페' 혈통으로 'S63 카브리올레'의 경우 배기량 5641cc에 자동9단 변속기, 최고출력 430마력, 최대토크 91.8kg.m,제로백 3.9초 등 오픈카 중에서도 상당한 괴력을 지녔다. 실제 주행에서 뛰어난 퍼포먼스와 시속 60㎞이하에서도 소프트탑을 여닫을 수 있는 강점들이 눈길을 끌었다. 여러 겹의 고급 흡음 소재로 이뤄진 소프트탑은 주변 소음을 크게 줄여 개방된 상태에서도 동승자와 대화에 지장이 없었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12월 판매에 들어갔고 유럽시장에서는 이달에 출시된다.
S63 4매틱 카브리올레의 국내 판매가격은 'S클래스 4매틱 63 쿠페' 2억400만원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년간 글로벌 판매 67만대를 기록한 SLK의 계보를 잇는 SLC는 사각지대 어시스트, 차선이탈방지 어시스트 등 최첨단 안전사양으로 재무장한 컨버터블 스포츠카다. 가격대는 1억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림은 'S클래스 카브리올레' 3개, 'SLC' 5개다. 이중 어떤 모델을 국내에 들여올지 논의 중인 가운데 S63 카브리올레, SLC 43 등이 유력시되고 있다. 벤츠 독일본사 관계자는 "한국에는 3분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일로 틈새시장 공략 가속화
현재 벤츠가 국내에 판매중인 오픈카 모델은 총 7개차종이다. SLK가 SLC로 대체돼도 'S클래스 카브리올레' 등을 들여오면 오픈카 모델수는 10개이상으로 라인업이 확대될 전망이다. 벤츠가 국내 오픈카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는 것은 사실상 수입차 독점체제로 성장세가 뚜렷한 틈새시장이기 때문이다.
벤츠의 오픈카 국내 판매는 2014년 696대로 전년대비 18.4%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799대로 14.8% 늘어나는 등 연간 성장률이 15%내외다. 수입차 전체적으로도 지난해 사상최대치인 2590대가 팔려 전년대비 35.9%의 고성장세를 보였다. 판매가격이 보통 1억원내외로 가격대도 높아 성장잠재력이 높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오픈카 시장은 국산 메이커 불모지로 수입차들이 장악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요가 늘자 공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오픈카를 생산하는 곳이 전무하지만, 과거에는 국산 오픈카가 있었다. 기아차 '엘란'으로 1996년 7월 출시된지 3년 5개월만인 2000년 1월에 단종됐다. 국내 최초 컨버터블이자 기아차 최초의 스포츠카로 국내 판매량은 총 792대에 그쳤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데다 판매가격 2750만원으로 당시 쏘나타의 두배 수준에 달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노하우와 시장성 부족, 소극적인 개발 등으로 국산 오픈카는 출시되지 않고 있다.
winwin@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