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초 학생들이 세월호 2주기를 기리는 방법 화제
2016.04.16 15:07
수정 : 2016.04.16 15:46기사원문
광주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그림을 학교 운동장에 그려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창초 5학년 9반 학생들이 운동장에 그린 그림”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동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서준호 교사의 주도 하에 이 학교 5학년 9반 학생들이 지난 12일 운동장에서 페트병에 물을 담아 세월호 그림을 그린 장면이 담겨 있다.
다른 학년, 반 수업에 방해를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이들은 등교시간인 8시 20분부터 9시까지 단 40분간 운동장을 활용해야 했다. 서 교사는 부족한 시간을 감안해 아침 일찍 나와 막대를 들고 운동장에 세월호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하나둘씩 도착한 학생들은 빈 페트병에 물을 채워오고 서 교사의 밑그림 작업을 도왔다. 8시 20분이 되자 아이들은 페트병에 담아둔 물을 밑그림에 맞춰 붓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그림 작업에 들어갔다. 아이들은 서 교사와 함께 서로 협력하면서 그림을 완성해갔다. 이에 서 교사는 아이들을 더 믿고 테두리를 그리는 보완작업을 했다.
그림을 다 그린 뒤 학생들은 구령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교실로 올라갔다. 창문가로 가서 작품을 본 아이들은 하나 같이 비명을 질렀다. 가까이서 작업을 하면서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던 세월호의 모습이 멀리서 한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세월호 그림과 함께 ‘Remember(기억하라) 2014.04.16', ’신창초 5학년 9반‘이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서 교사는 세월호와 관련된 얘기를 하면서도 “선생님이 4절지를 너희들은 4절지에, 운동장을 주면 운동장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면 너희 안에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단다. 세월이 지나 힘들고 어려운 프로젝트가 눈 앞에 있을 때 오늘 활동을 떠올려 보렴”이라는 말을 건넸다고 했다.
아울러 학생들은 ‘하늘나라로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각자 편지를 썼다. 학생들은 “하늘나라 언니오빠들에게 잘 전달되면 좋겠다”, “그동안 세월호에 대해 너무 잊은 것 같아 부끄러웠다”, “세월호에 대한 영상 등과 사진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등의 내용을 편지에 담았다.
해당 게시물을 본 네티즌들은 “아이들도 선생님도 참 멋지네요”, “눈물이 하염없이 나네요”, “어른보다 백배 낫다”, “정말 고맙고 기쁠 따름입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서 교사와 학생들을 극찬했다.
(사진출처=서준호 교사 블로그)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