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시진핑에 사드 배치 이해 구했나

      2016.07.08 18:25   수정 : 2016.07.08 21:14기사원문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중 기간에 중국이 반대해온 한반도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결정되면서 반 총장의 방중 목적과 함께 중국 지도부와 사드 문제에 관해 논의가 이뤄졌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반 총장은 지난 6일 중국을 방문한 뒤 7일부터 공식일정을 시작해 10일 뉴욕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방중 일정 중간에 한국과 미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이번 방중 목적과 연관이 있는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은 8일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하면서 전날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에 사드 배치 결정 사실과 그 이유를 사전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반 총장과 전날 오전 회담이 이뤄진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나 오후에 면담 및 만찬을 함께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 사실을 알고 반 총장과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


반 총장은 왕 부장과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사드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반 총장은 "중국은 유엔 상임이사국으로서 한반도 평화 안정을 수호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안은 반드시 전면적으로 이행되고 국제사회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반도 사드 배치가 북핵 및 미사일을 억제할 목적으로 배치됐다는 점에서 중국, 러시아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이해를 요구하는 측면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반 총장은 시 주석과 만나서도 "유엔 내에서 중국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글로벌 지속발전과 기후변화 대응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과 시 주석이 사드 문제에 관해 얘기를 나눴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 주석이 사드 배치 문제를 알고 만났을 가능성이 높아 대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반 총장은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 약 20분간 극비회동을 갖고 북핵 등 한반도 정세와 향후 대응방안, 대북제재와 관련한 국제공조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이 자리에서 사드 문제도 의제에 포함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방중에 앞서 한국 정부가 반 총장에게 사드 배치 계획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반 총장과 시 주석이 사드에 관해 논의했더라도 시 주석이 반대 입장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사드 배치에 대해 "전략적 안전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기 때문에 향후 유엔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사드 배치에 반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h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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