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여교사 성폭행 다니는 학교 찾았다" 다른 교사 신상털이한 일베회원 검거
2016.07.12 12:01
수정 : 2016.07.12 12:01기사원문
■자극적인 글 올리고 신상정보 공개
서울도봉경찰서는 특정여성의 신상정보를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게시한 혐의(명예훼손)로 이모씨(32)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6월 3일 오후 4시께부터 다음날 자정까지 일베 사이트에 전남 신안군의 기간제 교사였던 A씨(26·여)를 특정, 신안 성폭행 사건 피해자라며 신상정보를 올린 혐의다. A씨는 신안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초등학교의 기간제 교사이긴 했으나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 없었다.
이씨 등은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서 '기간제교사 채용공고'와 '교직원소개'를 확인하고 A씨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라고 확신했다. 이들은 일베 사이트에 '여교사 윤간뉴스 그 식당 찾았다' '신안 여교사 성폭행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정황증거 포착' '신안군 기간제 여교사가 다니는 학교' 등 제목의 글을 올리는 등 A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씨 등은 A씨 이름과 근무지를 공개했을 뿐만 아니라 성폭행을 당한 원인까지 상세히 꾸며냈다. 이들이 올린 글에는 "여교사 이름까지 확인해봄(중략)" "2달·3달 단기로 와서 치욕받아도 (중략) 큰 문제 일으키면 소문나서 정교사도 못되니깐 그 약점알고 단기계약직 여교사만 XX 부리고 강간하고 보내고 다음 오는 여교사 또 강간하고 보내고 무한반복인거지(중략)" "OO초 홈피 낮에는 교사 이름 다 나와있었는데(중략)" "임용된지 두달만에 집단 성폭행당함(중략)" 등의 A씨에 대한 무분별한 허위사실이 그대로 들어있었다.
현재 A씨는 심각한 대인기피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고 최근에는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했다. 경찰은 A씨가 피의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사 착수하자 닉네임 변경 등 은닉 시도
경찰조사가 시작되자 이들은 일베 사이트의 닉네임을 변경하거나 회원을 탈퇴하는 등 범행을 은닉하려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에 붙잡힌 이들중 2명은 대학생, 나머지는 무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이유는 '영웅심리'였다는 게 경찰 전언이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 등은 글을 올려 추천수를 많이 받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이같은 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인터넷 신상털기는 파급력과 지속력이 높아 피해 당사자에게는 치명적인 고통을 입힐 수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