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이 만든 新풍속.. 백화점 문화센터에 직장인들 '북적'
2016.11.03 17:04
수정 : 2016.11.03 17:04기사원문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후 직장인들의 저녁문화도 변화가 시작됐다. 술자리나 회식 약속이 줄어들면서 자기계발이나 건강관리 등을 위해 백화점 문화센터나 헬스클럽 등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역과 점포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 후 지난 한달동안 수강생이 20% 정도 늘었다. 통상 백화점 문화센터 이용객이 주부 등 여성 중심이었던 것과는 달리 남성 이용객들도 눈에띄게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사진)은 이런 추세에 맞춰 11월부터 신청을 받고 있는 겨울학기 저녁시간대 수강정원을 20%, 강좌수를 15%가량 늘렸다.신청 마감이 12월 7일까지로 여유가 있지만 대기업 본사와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신세계본점과 강남점, 영등포점은 벌써 상당수 강좌가 마감됐다. 과거에는 주로 오전 11시와 오후 1~2시 시간대에 가장 많은 수강생이 몰렸지만 최근에는 오후 7시~8시 사이에 시작하는 저녁 강좌에 더 많은 고객이 몰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0월부터 모집하고 있는 문화센터 겨울학기 수강생이 지난해보다 2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정은 롯데백화점 등 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다른 백화점도 비슷하다.
수강생들은 주로 실생활에서 곧바로 활용이 가능한 실용적인 강좌에 몰린다.
신세계백화점은 새해 맞이 가죽다이어리 만들기, 카피라이터처럼 글쓰기, 직장인이 알아야 할 재테크 절세 방안 등 실용적이고 유용한 강좌들이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홈가드닝 관련 강좌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홈 가드닝은 집에서 꽃이나 작은 정원을 가꾸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지난 해 보다 강좌수로는 3배, 수강생은 25%가 늘었다.
이밖에도 최근 연예인들이 취미로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디제잉스쿨'과 바이올린 강좌, 기타강좌 등 전통적으로 인기가 있는 음악강좌와 요리강좌도 인기를 끌고 있다.
회사원 김재훈씨(41)는 "저녁약속이 부쩍 줄면서 퇴근 후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기타강좌를 알아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아내와 함께 요리 강좌도 수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문화팀 권영규 팀장은 "저녁 약속과 술자리가 줄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직장인들을 위한 다양한 강좌를 마련했다"면서 "다양한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강좌와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