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맞은 최순실 청문회.. 성적은 '씁쓸'

      2016.12.19 17:42   수정 : 2016.12.19 17:42기사원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3무(無)'에 고전하고 있다. 최순실을 비롯한 핵심증인들의 잇따른 불출석을 비롯해, 의혹규명 성과 미비, 청문회 스타의 실종 등이 이어지면서 당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국조특위 위원들의 '청문회 사전모의 및 의증 지시' 의혹이 불거지는 등 또다른 의혹만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활동이 반환점을 돌았지만, 국민적 관심을 모은 청문회에 핵심증인들이 빠지면서 '맹탕 청문회'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를 비롯해 언니인 최순득씨, 전 남편인 정윤회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은 각종 이유를 들어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조특위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며 대응했지만 1~4차 청문회까지 동행명령에 응한 증인은 25명 중 단 1명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넘쳐나는 각종 의혹에 대한 속시원한 진상 규명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는 평가다. 진실 규명의 키를 쥐고 있는 증인들의 불출석은 물론, 출석한 증인들도 상당수가 '모르쇠' 답변으로 일관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청문회 스타'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는 평가다.

여야 모두 검증된 공격력을 자랑하는 저격수들을 국조특위 위원에 배치하며 의욕을 나타냈지만, 몇몇 위원들의 '반짝 활약'을 제외하고는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일부 새누리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청문회를 앞두고 증인들을 만나 사전모의와 위증을 지시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체면을 구겼다. 급기야, 이날 같은당 위원들이 의혹 규명을 위한 긴급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새누리당 황영철.장제원.하태경 의원은 "이완영.이만희 의원의 해명을 듣고, 관련 증인들을 오는 22일 청문회에 참고인 자격으로라도 불러서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민이 납득할 정도로 해명되지 않으면 두 의원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2일로 예정된 5차 청문회에서 국조특위가 명예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출석을 기피해오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세월호 참사 당일에 청와대 간호장교로 복무 중이던 조여옥 대위 등이 출석 의사를 밝힌 가운데, 최씨 일가와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이 재차 증인으로 채택됐기 때문이다. 특위는 최씨 등이 또다시 출석을 거부할 경우 구치소를 찾아가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회모니터링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기존 국정조사와 비교해 증인 채택 등에서 상대적으로 잡음이 작았던 점은 평가할 부분이지만 이후 의원들의 심문 내용이나 태도, 증인들의 답변 등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특히, 국정조사를 통한 진실 규명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이제라도 여야가 조사 항목 등에 따른 역할 분담 등 초당적 협의를 통해 진실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실 규명에 필수적인 증인들의 불출석을 방지하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의 실효성있는 방안 마련도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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