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윤활유 사업 '흑자 1조' 고성장

      2017.02.07 19:06   수정 : 2017.02.07 22:43기사원문

지난해 최대 호황을 누린 국내 정유사들이 사업구조 다각화 차원에서 집중 투자한 윤활(기)유 사업에서 함박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강화 등 친환경 규제 속에 고품질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해 국내 정유 4사의 윤활유 부문 흑자 규모가 1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 저수익 업종인 정유업에서 윤활유 분야는 평균 영업이익률이 20%에 달하면서 수익성의 최대 효자로 올라선 형국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정유사들이 지난해 결산 실적 발표에 들어간 가운데 비정유 분야인 윤활유 사업이 일제히 높은 수익성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3조2286억원의 사상 최대 흑자를 달성한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사업에서만 4685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윤활유 사업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6.4%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14.5%에 달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률 8.2%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는 윤활유 부문의 공이 컸다. 윤활유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8.5%로 전체 영업이익률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부문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고급 윤활기유 시장에서 40% 정도의 점유율로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 2014년 10월에는 스페인 렙솔과 4700억원을 합작한 카르타헤나 윤활기유 공장 양산에도 들어갔다.

특히, 에쓰오일은 지난 해 윤활유 사업부문에서 영업이익률이 무려 31.9%로 정유 4사 가운데 단연 선두였다. 매출은 1조3137억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185억원으로 SK루브리컨츠와 2강을 구축할 만큼 수익성이 좋았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윤활유 등급에서 고품질로 분류되는 '그룹3'에 해당하는 브랜드인 '울트라S' 비중이 타사보다 높은 편"이라며 "또, 전체 판매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 시장의 거래처들과 중간 밴더없이 직거래 방식을 도입한 것도 수익성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쓰오일은 지난해 울트라S 생산량이 일평균 2만9000배럴로 전체 윤활기유 생산량(일평균 4만2700배럴)의 68%에 달했다.

에쓰오일은 최근 5758억원 규모의 윤활기유를 일본 정유사 이데미쓰코산에 2021년까지 공급하는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오는 10일 전후 실적발표를 앞둔 GS칼텍스도 지난해 3.4분기까지 윤활유 부문에서 매출 7791억원에 2028억원의 흑자를 기록해 이익률이 26% 달했다. 윤활유 시장의 후발주자인 현대오일뱅크는 자회사인 현대쉘베이스오일이 2015년 445억원의 흑자로 7.8%의 이익률을 달성했다. 지난해 GS칼텍스와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윤활유 흑자규모는 2015년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유4사의 지난해 윤활유 사업 흑자 규모가 역대 최대인 1조2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윤활유의 최대 수요처는 자동차 시장인데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각국들이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친환경 차에 대한 지원에 나서면서 고품질 윤활유 시장의 고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게다가 작년 저유가 영향으로 고품질 윤활유 제품의 스프레드(제품가에서 원가를 제외한 마진)가 워낙 좋았던 것도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윤활유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윤활유 판매가 5~7%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공장 가동률을 작년보다 소폭 끌어올리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지난해 경쟁사들이 그룹3 설비증설로 연말들어 마진이 다소 하락했지만 올 1.4분기에는 공급감소로 윤활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공급은 줄고, 원유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1.4분기부터 윤활유 마진은 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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