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계열사간 '충전소-주유소'사업 통폐합 나서나
2017.03.05 19:49
수정 : 2017.03.05 19:49기사원문
SK네트웍스가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사업을 정리하는 고강도 사업재편에 나서면서 SK 계열사간 추가적인 수송용 에너지 운영사업 통합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계열사들은 아직 통합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SK그룹 전반의 사업구조 쇄신 움직임을 감안하면 향후 LPG충전소는 물론 주유소 운영권까지 통폐합하는 시나리오도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SK네트웍스는 소유하던 LPG충전소 49곳을 계열사인 SK가스에 양도한데 이어 SK에너지 등으로부터 임대했던 20여개 충전소들도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고 충전소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SK네트웍스는 LPG충전소 사업을 정리하며 확보한 매각대금 3000억원을 자동차 렌털 사업 등에 집중투자해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설 계획이다.
SK네트웍스가 철수하면서 SK는 LPG 충전소 사업을 운영하는 계열사가 SK가스와 SK에너지 두 곳으로 축소됐다. 현재 SK가스는 SK네트웍스가 운영하던 충전소까지 포함해 전국에 520여개의 충전소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SK가스가 해외에서 수입한 LPG 연료를 520여개 충전소에 직접 공급한다는 의미다. 정유사인 SK에너지는 전국에 280개의 LPG 충전소를 운영중이다. SK에너지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LPG를 직영이나 자영 충전소에 공급해 소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에 이어 SK가스와 SK에너지간 LPG 충전소 사업 통합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두 계열사간 사업 통합시 유통망과 영업권 등에서 비용절감과 시장지배력 강화 측면에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LPG충전소 사업은 SK 에너지 계열사간 대표적인 중복사업이라 이번 SK네트웍스와 SK가스간 양수도 계약이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SK가스와 SK에너지간 LPG충전소 사업을 통합할 시나리오도 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SK 에너지 계열사 관계자는 "만약 LPG충전소 사업을 통합하려면 SK에너지가 직접 생산한 LPG를 SK가스에 일괄 공급하고, SK가스가 모든 충전소 운영권을 가져가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이런 방식도 계열사간 복잡한 셈법이 작용해 쉽게 결정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주유소 사업도 사업재편 차원에서 정리할 지도 관심거리다. 현재 SK 간판을 단 주유소는 전국에 3700여개로 국내 정유사들 가운데 가장 많다. 이 가운데 SK네트웍스가 직영 500개, 자영 2400개 등 290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SK네트웍스가 사실상 국내 최대 주유소 사업자라는 점에서 운영권을 SK에너지에 일괄 양도하는 건 비용 측면 등에서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우선 이번 LPG충전소 양도가가 3000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SK네트웍스 주유소 운영권의 가치는 최소 2조원대로 추산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충전소 사업을 정리했지만 주유소 사업을 포함한 에너지 사업 전체를 정리하는 건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며 "현재로서는 주유소 사업 정리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