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아이돌 기획사, 직원 임금체불·노동착취 '논란'
2017.03.12 15:16
수정 : 2017.03.12 15:16기사원문
■임금체불 때문에 대출까지..
12일 TS엔터테인먼트 소속 복수의 전·현직 직원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수개월째 직원들 임금을 체불하고 있다.
TS엔터테인먼트는 업계에서 인지도가 있는 연예기획사로, 전직 소방차 매니저인 김태송씨가 2008년 설립했다. 현재 시크릿, B.A.P, 슬리피 등 가수, 연기자 19명이 소속돼 있고 정규 직원은 30여명에 이른다. 지난 7일에는 B.A.P가 컴백해 주목을 받고 있다.
언론에 비친 소속 연예인들의 화려함과 달리 직원들은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해 일부는 대출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다. 회사 업무에 자비를 쓰는 경우가 많아 임금 체불은 이들에게 이중 부담이라고 토로한다. 또 다른 매니저는 “회사에서 주차비 등은 직원들이 알아서 계산하고 청구하라는 방침인데 임금이 체불되니 이 돈까지 받지 못했다”며 “하루에 많게는 3만원까지 나와 돈이 없어 대출까지 받아 봤다”고 말했다.
■근로계약서조차 없어.."자금 사정 어렵다"
다수 직원들은 해당 업계가 좁고 이직이 쉽지 않아 불만을 꺼내지 못한채 속앓이를 했다고 전했다. 특히 연예인 매니저 업무를 담당한 직원들은 회사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주지 않아 적은 보수와 업무 과중에 시달렸다고 주장한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것은 현행법 위반이다.
한 유명 아이돌 매니저였던 A씨는 “촬영이 있으면 20시간 밤샘 근무는 물론, 주 6일 일할 때가 대부분이었다”며 “구두로 계약한 주5일 8시간 근로조건과는 전혀 달랐다”고 말했다. A씨가 회사로부터 받은 임금은 130만원에 불과했다. 일부 매니저는 노동청에 회사를 최저임금법 위반으로 추가 신고할 계획이다.
해당 회사는 직원들의 임금체불 사실을 시인했다. 회사 재정 사정이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나빠져 임금 지급을 늦출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박계은 TS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직원 상당수의 임금을 줄 수 없을 정도로 회사 매출 상태가 악화됐다”며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연예인 매니저 업무상 일하는 시간과 휴식 시간의 개념이 모호한 면이 있다"며 "일부 직원은 이 모호한 시간을 업무 개념으로 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근로계약을 하지 않은 부분은 일부 사실로, 모두 시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3월 내에 직원들의 체불 임금과 지연된 임금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모두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