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몰랐던 공주
2017.03.09 17:11
수정 : 2017.03.09 17:11기사원문
한성백제가 무너지고 백제의 문주왕이 새롭게 도읍을 정한 곳이 지금의 공주다. 공주에서 다시 부여로 도읍을 옮길 때까지 60여년 동안 백제가 전성기를 누린 곳이다. 1000년의 도시답게 공주에는 긴 세월만큼 곳곳마다 사연도 많다. 고마나루, 송산리고분군, 공산성 등 백제 역사를 차근차근 둘러보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 바로 '고마나루 명승길'이다. 고마나루에서 시작해 국립공주박물관, 송산리고분군, 황새바위성지를 거쳐 공산성을 둘러보고 고마나루로 되돌아오다 보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공주의 아름다움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그래서 명승길이다. 그 길 위에서 미리 맞이하는 봄은 제법 운치 있다.
【 공주(충남)=조용철 기자】 고마나루 명승길은 고마나루, 송산리고분군, 공산성 등 백제의 역사를 둘러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고마나루-공주한옥마을-국립공주박물관-송산리고분군-황새바위 성지-공산성-정안천 생태공원-연미산 자연미술공원'까지 이어지는 총 14㎞로 공주의 역사문화를 품고 있다.
명승길의 시작인 고마나루는 무성한 솔밭 금강가에 위치하고 있는 옛 나루터 이름이자 공주시의 옛 지명이기도 하다. 공주시 웅진동 북쪽을 휘감아 도는 강나루의 솔밭, 연미산이 마주보이는 강쪽으로 웅진수신지단이 마련돼 있다. 공주한옥마을은 소나무와 삼나무 집성재를 사용해 만든 전통한옥으로 구들방을 체험할 수 있다. 비록 짧은 고샅길이지만 한옥이 주는 우리 고유의 멋을 흠뻑 느낄 수 있다.
국립공주박물관에선 백제 웅진시대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박물관 뒷길로 오르면 웅진시대 제사 공간인 정지산 유적지가 있다. 이곳에 서면 공산성과 금강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지난 1971년 배수로 공사를 하다 우연히 발견된 송산리고분군은 1500년 전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완전한 상태로 발굴됐다. 삼국시대 피장자의 신분을 알 수 있는 한국 고대의 유일한 왕릉으로 화려하고 세련된 미의식과 창의성, 수준 높은 공예기술을 엿볼 수 있다.
황새바위 성지는 공주 감영에서 사형이 결정되면 죄수들은 황새바위에서 처형했는데, 형장 근처 바위 위에 소나무가 밑으로 늘어진 곳에 주로 황새가 서식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죄인들이 목에 씌우는 칼을 차고 바위 앞에 끌려가 처형되었기 때문에 '항쇄바위'라 불렸다는 말도 전해진다. 이곳에는 십자가의 길과 명상의 길이 조성돼 있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고난을 당하는 과정을 돌에 새겨 놓았다. 예수가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랐던 것처럼 순례객들이 성지순례를 하며 묵상할 수 있다.
정안천 생태공원은 시민들이 정성으로 조성한 공원으로 인근의 금강신관공원, 금강쌍신공원과 연결돼 있다. 계절마다 다양한 식물과 꽃이 피어나는데, 튤립과 꽃잔디가 만개한 봄, 홍련과 백련의 향이 가득한 한여름이 가장 아름답다. 산봉우리가 제비꼬리처럼 뾰족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연미산에 오르면 공주 시가지 전경과 공주의 중심부를 흐르는 금강의 장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공산성도 꼭 둘러봐야 할 곳이다. 공산성 금서루에 올라 우측 성벽을 따라가면 구불구불 완만하다가도 때로는 급하게 흐르듯 산길이 이어지는데, 굳이 안내를 받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진남루, 동문루, 만하루, 공북루 등을 차례로 감상할 수 있다. 성 북쪽 곳곳은 금강과 어우러진 공산성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성벽을 거닐면 공주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발 아래로는 금강이 유유히 흐른다.
지난 1971년 발견된 무령왕릉은 백제 25대 왕인 무령왕 부부가 합장된 벽돌무덤으로 모두 108종 4600여점의 유물이 발견돼 이중 12종 17점이 국보로 지정됐다. 무령왕릉은 발굴 이후 일반에게 공개돼 출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1997년 왕릉을 정밀조사한 결과 누수현상 등 훼손으로 원형보존을 위해 영구폐쇄됐다. 대신 모형관을 재현해 관람할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공주는 국밥과 칼국수, 참게매운탕이 인기다. 국내산 한우와 파를 푹 끓인 공주국밥은 국물과 밥이 따로 나오는 따로국밥 스타일로 국물이 달콤하고 시원하다. 24시간 우려낸 국물에 한우 양지살을 더해 끓여낸 국물 맛이 일품이다.
공주의 칼국수도 유명하다. 그중 자연산 밀복과 가다랑어로 국물을 낸 해물칼국수가 인기다. 잘 우려낸 해물 육수에 살아 있는 활바지락, 굴, 홍합 등 각종 해산물을 넣어 끓이기 때문에 국물이 깔끔하고 시원하다. 1년 365일 같은 맛을 자랑하는 참게매운탕도 인기다. 알이 꽉 들어차 있는 상태 그대로 급속냉동해 둔 참게를 쓰기 때문에 한결 같은 맛을 자랑한다. 참게는 대게나 꽃게에 비해 살집은 적지만 단단한 껍질을 깨물면서 속살을 발라먹는 재미가 있다. 민물새우로 국물 맛을 더하고, 참게매운탕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수제비나 면을 넣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ycch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