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을 구조견으로 '피스완코 프로젝트' 통해 살처분 '제로' 실현
2017.07.03 18:06
수정 : 2017.07.03 22:06기사원문
특히 유기견 살처분이 가장 많았던 히로시마현은 2016년부터 유기견 살처분 '제로(0)'를 유지하고 있다.
비정부기구(NGO)인 피스윈즈재팬이 이곳에서 유기견을 구조견으로 양성하는 사업 '피스완코(강아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살처분당할 개들을 모두 구조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달 히로시마현 진세키군에 위치한 피스윈즈재팬의 유기동물보호소와 양도센터를 찾아 피스윈즈재팬의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살펴봤다.
피스윈즈재팬은 히로시마현에만 4곳의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다. 보호소에는 직원 50여명과 수의사 3명이 있으며 수의사들은 매일 4개 견사를 차례로 방문해 유기견의 상태를 살핀다. 모든 보호소는 도심에서 떨어진 깊은 산속에 위치해 주민들에게 소음이나 악취 등의 피해를 최소화한다. 각 보호소들도 혹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을 막기 위해 멀리 떨어져 있다. 총 4개 보호소에 머무는 2200마리 이상의 유기견은 피스윈즈재팬의 체계적인 위생관리 및 개들의 복지를 우선시한 운영으로 비교적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쾌적한 환경에 전용 수영장.공원 갖춰
이 중 제3보호소는 4개 보호소 중 가장 많은 유기견(1250마리)을 수용하고 있다. 오니시 켄스케 피스윈즈재팬 대표가 히로시마현의 동물애호센터 등에서 살처분 대상이 된 개들의 전수 인수를 염두에 두고 지은 보호소라 규모도 상당하다. 제3보호소는 4개동으로 이뤄졌으며 그안에 수백개의 견사를 갖췄다. 각 견사 뒤쪽에 문이 있어 직원들이 견사 안을 청소할 때 개들이 야외에서 햇볕을 쐬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 뒤로는 울타리가 쳐진 넓은 숲속과 연결돼 있어 개들이 뛰어놀 수 있다. 직원들은 하루 두번 견사의 안과 밖을 치우고 소독한다. 적게는 3마리부터 많게는 15마리의 개들이 상태나 성격, 종에 따라 견사에서 함께 생활한다. 직원들은 개들의 건강상태에 따라 간호실에 격리시키기도 하고 시간에 맞춰 약을 먹이기도 한다. 임신 가능성이 있는 개들은 따로 격리시켜 보호소 내의 새 식구는 살처분을 앞둔 유기견들에 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곳에서 9명의 직원은 물론 5~6명의 청소 도우미가 매일 견사 청소와 산책을 담당한다. 청소 도우미들은 대부분 정년퇴직을 한 후 일거리가 없는 사람들로, 피스윈즈재팬이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제3보호소를 총괄하는 사가구치 마키 매니저(29)는 "검역소에서 한달에 50~100마리의 유기견이 보호소로 들어온다. 한 주에 적어도 10마리 이상은 들어온다"며 "그중 히로시마현에서 운영하는 보호센터에서 매주 화요일 살처분 예정 유기견을 데리고 오는데, 시에서 운영하는 3개 보호센터에서는 연락을 받으면 별도로 찾아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물보호단체 중 불쌍하다는 감정적인 이유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람과 동물이 어떻게 공존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기견 양도 과정 체계적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에 있는 양도센터는 피스윈즈재팬이 거둔 유기견 중 입양이 가능하도록 완벽하게 훈련이 된 개를 보호하는 곳이다. 생긴지 두 달이 채 안됐지만 최근 방송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센터를 찾는다. 이곳을 찾는 자원봉사자는 평일은 하루에 2개팀,주말에는 20개팀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개와 산책을 하고 가끔씩 입양을 하기도 한다. 총 12마리를 센터에서 유지하며 최근 10마리가 새로운 가정을 찾았다.
하지만 입양 절차는 매우 까다롭다. 입양을 원하는 사람은 양도센터에 찾아가 강아지를 직접 볼 수 있지만 센터 직원이 희망자의 가족 구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강아지를 소개해주기도 한다. 강아지와의 궁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신청서를 제출하는데 신청서에는 가정환경과 개사육환경은 물론 집의 크기까지 적어야 한다. 직원은 신청서 내용이 일치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하며 약 1시간 가까이 사육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방문 결과에 문제가 없어야 입양시킨다.
피스윈즈재팬 관계자는 "현재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 히로시마시, 도쿄, 가아가와현 상남 등 4곳에 양도센터를 운영 중인데 향후 수도권 등에서 양도센터를 늘리고 다른 단체에도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