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애자일 스쿼드' 실험조직 확대
2017.08.14 18:10
수정 : 2017.08.14 21:55기사원문
KB국민은행이 실험조직인 '애자일 스쿼드(Agile Squad) '를 확대하며 관료체제를 빠르게 걷어내고 있다. 애자일 스쿼드는 기존 팀별 조직을 핵심 프로젝트 단위로 재편한 조직으로, 디지털과 모바일 분야를 중심으로 올해 처음 조직됐다. 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고객의 요구를 빠르게 수용하기 위한 전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스쿼드가 현재 14개까지 확장됐다. 기존 미래채널그룹을 중심으로 꾸려졌던 이 조직은 고객전략, 신탁연금, 기업투자금융(CIB) 그룹까지 빠르게 번져가는 중이다.
'애자일 스쿼드'는 기민한 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윤종규 국민은행장이 올해 초 디지털 전략 구상을 위해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한 이후,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구성한 실험조직이다. ING그룹의 스쿼드 조직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래채널그룹 내에는 총 8개 스쿼드가 운영중이며 최근 새로운 스쿼드도 구성을 마쳤다. 모바일 플랫폼인 '스타뱅킹' 개선 업무는 물론, 생활금융 플랫폼인 '리브(Liiv)' 개선 프로젝트와 현재 은행과 계열사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 중인 대화형 뱅킹 '리브 똑똑(Liiv TalkTalk)'을 위한 스쿼드도 운영 중이다.
스쿼드는 은행 업무 전반을 이해하고 있는 책임자(과.차장)급 리더와 신세대인 대리급 중심으로 5명 안팎으로 구성된다. 해당 그룹 뿐 아니라 다른 그룹의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한다.
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가장 큰 경쟁력은 '신속함'이다. KB스타뱅킹을 재편하는데 걸린 시간은 3개월, '리브 똑똑'이 개발되는데는 한달 반 밖에 걸리지 않았다. 기존 1년 가까이 걸리던 프로젝트의 기간이 10분의 1로 단축된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예산을 미리 확보하고 기획을 작성하는데만 몇 달이 걸려 프로젝트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며 "스쿼드는 그룹 대표에 직접 보고하고 바로 추진하기 때문에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설명했다.
위계질서를 없앤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스쿼드 내에는 일률적인 보고체계는 물론, 회의를 위한 서류나 보고서도 없다. 스쿼드 구성원들은 서로의 별명을 부르며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관료조직을 벗어나며 성과는 더욱 높아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처음에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는 프로젝트 팀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며 "하지만 진행해본 결과, 다른 분야가 만나기 때문에 더욱 새로운 생각이 나오고 젊은 사람들의 열정과 자부심이 되살아나 능동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스쿼드를 하반기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신탁연금그룹과 CIB그룹도 스쿼드를 조직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고객 의견 반영이 시급한 분야는 모두 스쿼드를 구성할 계획"이라며 "보수적인 은행 조직문화를 걷어내고, 효율성과 고객 신뢰를 함께 높일 수 있는 인프라로 경쟁력을 갖춰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