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건강하게 꽃 피워 주세요
2017.09.07 17:10
수정 : 2017.09.07 17:10기사원문
최근 결혼이 늦어지면서 아기가 잘 생기지 않는 난임을 겪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성들의 경우 임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신의 '난소 나이'에 대해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보통 여성은 약 200만개의 미성숙 난자인 원시 난포를 갖고 태어난다.
여성이 생식능력을 갖고 있는 가임기인 약 35년 동안에는 단지 400여개의 난포가 성숙하고 배란된다. 여성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보유하고 있는 난포의 개수는 감소한다. 나이가 들면서 난소는 노화되고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김슬기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7일 "나이가 젊은 여성들도 난소 기능이 저하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며 "이는 여성의 실제 나이와 난소 나이가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난소 나이 25세에 정점
난소기능은 여성의 난소 내 배란될 난포의 수와 원시난포의 수를 파악해 난소나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항뮬러관호르몬(Anti-Mullerian Hormone·AMH) 수치를 측정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AMH는 난소에 존재하는 전동난포와 동난포의 과립막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을 말한다. 난소에 저장된 원시난포의 수가 많을수록 수치가 높게 측정된다.
AMH 수치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은 나이다. 나이가 들수록 원시난포 수가 감소해 폐경이 다가오는 10~12년부터는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AMH 수치는 사춘기 이후 수치가 점차 높아지다가 25세에 정점에 도달하고 폐경기에 가까워질수록 감소해 측정이 어려운 상태가 된다.
연령대별 AMH 정상수치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20대 여성의 경우 3.0~4.5 정도의 수치를 유지하다가 30대부터 수치가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해 폐경기에 이르면 0에 도달한다. 이때 난소 기능이 완전히 정지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수치가 높을수록 난소 나이가 어리고, 낮을수록 난소 나이가 많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동일한 연령대의 여성이라도 원시난포 수가 100배까지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임신, 폐경 등 변화에 대처 가능
젊은 여성의 경우 임신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난소 나이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여성의 난소 기능은 35세 이후부터 빠르게 감소된다. 이를 기점으로 여성 난포 수와 난자의 질이 떨어지면서 난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AMH 수치를 비교해 난관 손상 정도를 파악하고 생리불순의 원인도 진단해보는 게 좋다. AMH 수치가 해당 나이대의 하위 10% 이하일 때 난소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진단한다.
김 교수는 "난소 나이가 정점인 25세에 난소 나이를 알아보고 2~3년 주기로 점검하는 게 좋다"며 "결혼이 늦을 경우 미리 '난자 동결 보존'을 통해 싱싱한 난자를 확보할 수 있어 난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난소 기능의 저하는 난임 또는 과립막세포종양, 다낭성난소증후군 등과 같은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는 조기폐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폐경이 가까이 온 경우에는 AMH 수치 검사로 폐경 나이를 예측할 수 있다.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47~50세다. 40세 이전에 최종 월경을 겪은 경우는 조기폐경으로 진단한다.
하지만 폐경이 되기 약 10년 전부터 난포 수가 감소하고 인히빈 B(Inhibin B) 분비가 저하되며 난포자극호르몬(FSH) 분비가 증가한다. 특히 FSH 분비가 증가되면 월경주기 중 여포기가 짧아져서 생리 주기가 23~25일 정도가 줄어들게 된다. 여포기의 FSH가 24mIU/mL 이상으로 증가하면 21일 이하의 짧은 생리 주기와 45일 이상의 긴 월경 주기가 동반된다. 이 경우 난소에 잔존하는 난포의 비정상적인 성숙으로 배란성과 무배란성 월경이 나타나 안면홍조, 유방통, 과다월경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경기에 가까워질수록 AMH 수치가 낮게 나타나는데 AMH 수치가 0.042±0.054로 나타날 경우 폐경기에 임박한 것으로 진단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