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프랑스, 결국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에 넘어가

      2017.09.28 16:22   수정 : 2017.09.28 16:22기사원문
한국 조선업계에서 한때 크루즈선 건조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프랑스 생 나제르 조선소가 이탈리아 국영 조선업체로 넘어가게 됐다. 기술 유출을 우려하던 프랑스 정부는 일단 조건부로 조선소를 넘긴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7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생 나제르 조선소를 운영하는 STX프랑스의 지분 문제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탈리아 국영 조선사 핀칸티에리는 STX프랑스의 지분을 프랑스 정부와 50%씩 양분하되 프랑스 정부는 지분 중 1%를 앞으로 12년 동안 핀칸티에리에게 빌려줄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51% 지분을 갖게 되는 핀칸티에리는 STX프랑스의 이사 중 4명과 회장,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할 권한을 가진다.
프랑스 정부는 만약 핀칸티에리가 선박 기술을 타국에 유출하거나 대량해고 등을 자행해 양국 간 합의를 어길 경우 1% 지분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젠틸로니 총리는 "약간의 오해가 있었지만 우리는 일을 함께 잘 마쳤다"고 평했다.

생 나제르 조선소는 프랑스에서 유일하게 항공모함을 건조할 수 있는 곳이자 대형 크루즈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한 조선소로 지난 2009년 STX그룹에 인수됐다.

STX그룹은 앞서 2007년 노르웨이 크루즈선사 아커야즈를 인수해 사명을 STX유럽으로 바꾸고 크루즈 사업 확장에 매진했으나 2014년 그룹이 경영난으로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그 결과 STX유럽과 자회인 STX프랑스 역시 매각 대상에 올랐다. STX조선해양의 회생 절차를 담당하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월 핀칸티에리를 STX프랑스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핀칸티에리는 올해 5월 7950만유로(약 1071억원)를 내고 STX프랑스 지분 66.7%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STX조선해양의 자회사인 STX유럽이 가지고 있던 지분 전부였다.

그러나 같은달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은 안보와 일자리 보존 등을 이유로 STX프랑스의 지분을 핀칸티에리와 프랑스 정부가 반씩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분 가운데 33.3%를 가지고 있던 프랑스 정부는 지난 7월 신주인수권 행사로 STX프랑스를 일시적으로 국영화하는 바람에 이탈리아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핀칸티에리가 지분 인수에 쓰는 돈이 계약 변경으로 인해 6000만유로 미만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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