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노린 '中企 무늬만 연구소' 솎아내야
2017.10.01 14:38
수정 : 2017.10.01 14:38기사원문
최근 5년간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부설연구소가 5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대기업 연구소가 36%나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벤처.중소기업이 연구소에 많은 투자를 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 지원금만을 노린 '무늬만 연구소'도 많아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5년간 벤처.중소기업 연구소 54% 늘어
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2만4243개이던 벤처.중소기업 부설연구소는 2017년 8월 현재 3만7221개로 늘었다. 5년이 채 지나지 않는 기간동안 1만2978개(53.6%)의 연구소가 새로 생긴 것이다. 같은기간 대기업 부설연구소는 1617개에서 1042개로 575개(35.6%)나 줄었다.
벤처기업 부설연구소는 2012년 8533개에서 2015년 1만46개로 1만개를 넘었고 2017년 8월 기준 1만718개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부설연구소는 2012년 1만5710개에서 2014년 2만863개로 2만개를 넘은 후 현재 2만6503개소에 이르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반면, 대기업 부설연구소는 2012년 1617개에서 2013년을 제외하고 매년 줄어들어 현재 2012년 대비 64% 수준인 1042개가 있다. 박 의원은 "단순히 기업연구소 수만으로 투자를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한 신산업 등에 대기업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무늬만 연구소인 경우도 많아
하지만 현장에선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부설연구소 숫자 증가에 허수도 꽤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소를 설치할 경우 각종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서 무늬만 연구소를 차려 놓고, 실질적인 연구개발은 하지 않고 있다는 것.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중소기업들도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인지, 자금과 인력 등 부족한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정부 지원금만을 노리고 허울 뿐인 연구소를 차려 놓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소기업들이 연구소를 설립하면 연구소 연구인력과 연구소 운영 비용 등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최대 25%)과 정부 사업 진행 시 가점을 받을 수도 있다. 이를 악용해서 컨설팅 전문업체나 보험사 등에서 연구소 설립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일정 부문 수수료를 챙기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연구소에서 특허 출원 등 실질적인 성과들이 나올 경우 정부 사업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실질적인 성과가 없는 경우에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만큼 신생 벤처기업들도 컨설팅 업체의 말만 믿고 별 생각없이 연구소를 설립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컨설팅 전문업체 대표는 "정부도 무늬만 연구소를 차려 놓은 기업들을 선별, 일종의 세금 탈루 방지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벤처기업 대표들 역시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연구소를 운영해야만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음을 재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중소기업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