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성 신증 원인 유전자 찾았다...발병 억제제 개발 중

      2018.02.01 09:24   수정 : 2018.02.01 10:52기사원문




【울산=최수상 기자】 UNIST는 생명과학부의 권혁무 교수팀이 당뇨병 때문에 신장이 손상되는 ‘당뇨병성 신증’의 원인 유전자를 찾고, 발병원리를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UNIST는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해 당뇨병 초기에 신장질환을 예측할 수 있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신약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UNIST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당뇨병 환자는 500만 명에 이르며 그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성인의 13.7%, 65세 이상 노인의 30.4%를 차지하고 어른 10명 당 1명이, 노인 3명 당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특히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병이 10년 이상 진행되면서 나타난다. 당뇨병 환자 셋 중 하나(30.3%)는 이 질환에 걸린다. 특히 말기신부전증의 가장 큰 원인(50.2%)이 당뇨병성 신증일 정도로 위험하지만 적절한 예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권혁무 교수는 “말기신부전증 환자는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는 위중한 상태인데, 현재 한국에는 10만 명이 앓고 있다”며 “문제는 말기신부전증의 주요 원인인 당뇨병성 신증의 치료제가 없고, 당뇨병 발병 초기에 예측도 불가능하다는 점이다”라고 연구 배경을 소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고혈당이 대식세포의 염증반응을 유도해 신장을 손상시키는 전반적인 과정에 ‘톤이비피(TonEBP)’라는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당뇨병에 걸린 실험쥐에서 톤이비피 유전자를 제거하자 신장질환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권혁무 교수는 “원래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하면 대식세포 내에서 톤이비피 단백질이 늘어나면서 염증반응이 일어난다”며 “이번 연구는 당뇨병 환자의 높은 혈당을 마치 감염처럼 파악해 염증반응이 시작된다는 걸 밝힌 놀라운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톤이비피 유전자의 변이는 사람의 당뇨병에도 동일한 작용을 했다.
연구진이 미국 매랠랜드 의과대학 내과와 노인의학연구소의 교수들과 함께 연구한 결과, 백인 환자의 톤이비피(TonEBP) 유전자의 변이가 염증과 신장손상과 관련 있었던 것이다.

권 교수는 “당뇨병성 신증을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밝힘으로써 초기 당뇨환자에게 발병위험을 예측하고 조기 예방치료의 길을 열 수 있게 됐다”며 “현재 톤이비피(TonEBP) 유전자의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를 계속해 더 많은 환자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신장의학 분야에서 세계최고의 권위학술지 미국신장의학회지(Journal of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JASN) 2월호에 출판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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