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경 연세대 교수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

      2018.03.20 11:44   수정 : 2018.03.20 11:52기사원문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며, 대규모 지진 발생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2016년 경주 지진 발생 직후 한 발표에서 "경주 북동쪽이나 남서쪽 지역에서 지진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던 사실이 이듬해 포항지진으로 현실화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가 전체적으로 지각이 약해지면서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동일본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대지진이다.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도 2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최악의 지진으로 꼽힌다.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은 굉장히 강력해서 한반도를 2~4㎝ 가량 일본쪽으로 끌어가는 현상을 발생시켰다"면서 "이로 인해 한반도 지각이 확장됐고 결과적으로 지각이 견딜 수 있는 힘의 한계가 떨어지면서 지진 발생 빈도가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주장의 근거로 최근 수년간 지진이 한반도 일정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 2012년 2월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5회 연속 발생했고, 2013년을 전후로 약 1년간 충남 보령시 앞바다, 백령도 앞바다 등에서도 규모 3 이상의 지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이후 2016년 경주지진, 지난해는 포항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며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홍 교수는 "1978년 공식적으로 지진이 관측된 이래 2011년까지 5차례 밖에 없던 규모 5.0이상의 지진이 2012년 이후에만 5차례 발생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 지각은 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으로 바뀌었고, 아직까지도 지반의 강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여서 추가적으로 중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지진이 발생하지 않던 수도권도 더이상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홍 교수는 "1978년 이후 경주와 포항 일대, 서해안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지진이 다수 발생한 반면 수도권이나 충청권에는 이렇다 할 지진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은 해당 지역에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다는 이야기며, 역사적으로 수도권에 큰 지진이 다수 발생했다는 기록을 봤을 때 앞으로 이 지역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진 한반도에 위험 경고등이 켜지면서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진 방재 대책과 모니터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홍 교수는 "경주지진과 포항지진으로 인해 한반도 남동부 지역의 지각내에 복잡한 응력장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응력이 추가된 지역에 위치하는 활성단층 내에 기존 누적된 응력량에 따라 추가적으로 중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 지역을 중심으로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하루 빨리 방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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