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 3·4위 ‘점유율 1%대’ 초접전
2018.04.04 17:16
수정 : 2018.04.04 17:16기사원문
국내 정유업계가 내수시장에서 '1%'의 점유율에 사활을 거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주요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가 비교적 시장을 고르게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점유율 유지와 확대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 간 점유율 폭이 줄어들면서 선두자리 다툼보다 업계 3, 4위 대결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를 통한 다양한 경영전략 수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유사 입장에선 일정 수준 이상의 유지나 확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질유(휘발유.등유.경유) 시장의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SK에너지가 32.0%를 차지해 선두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GS칼텍스(25.0%), 현대오일뱅크(21.5%), 에쓰오일(20.0%), 가스사 및 수입사(1.5%) 순서였다.
정유사들의 내수시장 점유율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서로 간의 격차는 일정한 추세가 나타나는 등 변화를 나타냈다.
SK에너지는 지난 2016년 주춤했던 국내 점유율을 지난해 0.6%포인트 끌어올리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리테일(소매) 시장 판매활동을 강화해 점유율을 확대했다"면서 "자영주유소와 대리점을 많이 확보해 판매 채널(유통경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K에너지는 지난해 알뜰주유소에 유류제품 공급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1부 남부권역(영남.호남) 공급 계약을 따냈다. 2년간 14억4000만L(계약금 1조5729억원)의 휘발유, 등유, 경유를 공급키로 했다.
GS칼텍스는 지난 2016년엔 전년보다 0.8%포인트 점유율을 높이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지난해엔 다시 0.6%포인트 하락하며 25%선을 유지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의 국내 점유율 격차가 1%대로 좁혀지면서 초접전 흐름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전년보다 0.3%포인트 점유율이 하락하며 지난 2015년이후 소폭의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국내 시장점유율 하락은 휘발유 수출전환,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손익중심 판매, 저수익 현물판매 제한 등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에쓰오일은 전년보다 0.3%포인트 높이는 등 매년 꾸준히 오름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연간 점유율 20%대에 진입했다. 에쓰오일은 국내 점유율로 직결되는 주유소 개수 확장에 적극적이다. 오피넷 자료에 의하면 전국 주유소 개수를 지난 2016년말 기준 2098개에서 지난해말 2129개까지 늘렸다. 에쓰오일이 국내 공급망 확대에 열을 올리는 이유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온산 고도화 설비 증설 프로젝트를 통한 생산량 증가분를 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졌고, 내수망 확보를 위해서 주유소 숫자가 유일하게 순증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면서 "창사이래 네트워크 확대 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어 꾸준히 확대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내수시장이 주요 정유사들의 매출과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수출에 비해 적지만 점유율 변화에 대해선 민감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은 국제경기 영향 등에 따라 가변적이지만 내수시장은 안정적이어서 고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알뜰주유소 사업 등 국내 사업이 마진(수익)은 적지만 생산계획과 원유도입 등의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안정적인 운영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내수시장 확보가 정유사들에겐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