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친딸 성폭력" 인터넷 글보고 경찰 신고, 수사는 부진 논란
2018.04.15 17:19
수정 : 2018.04.15 17:29기사원문
7세 딸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담긴 사진이 음란물 사이트에 올라와 신고가 접수됐으나 경찰 수사가 부진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새벽 2시께 여대생 A씨는 과제물 준비 중 음란사이트에서 게시글을 우연히 발견했다. 본인이 “42살 아빠인데 7살 딸을 성폭행한다"는 내용이었다.
■경찰, 신고접수 후 열흘 지나 신고자와 통화
A씨는 사건 심각성을 인지해 이날 새벽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했다. 증거를 위해 화면도 캡처했다. A씨는 “야동사이트 팝업이 떠서 살펴보다가 발견한 게시글. 본인 딸을 주기적으로 성폭행한다는 게시글을 올렸고 한번만 동참시켜달라는 성범죄자 댓글이 달림”이라고 썼다. 해당 사이트 주소도 첨부했다.
문제는 경찰이 사건접수 후 열흘 뒤인 12일에야 A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점이다. A씨는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비협조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사가) 제게 끼쳐진 피해도 없다는 것을 확인 하시고는 신고를 취하하자는 뉘앙스로 말씀하셨다”며 “형사님이 사이트를 압수한 후에 서버를 복구시켜 피해 아동과 가해자를 찾는 번거로운 일을 해주실 것 같지 않았다”고 인터넷에 글을 작성했다.
부산진경찰서는 지난 2일 해당 사건을 접수, 수사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신고자와 접촉하려 했지만 원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첨부된 음란사이트 주소를 사건 접수 당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전화통화를 위해 12일 사이트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게시글이 삭제된 뒤여서 사진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다. 경찰은 A씨와 전화통화를 2차례 시도했다. 경찰은 3일 오전 11시 17분 A씨에게 전화했다. 연락이 닿지 않아 12일 다시 전화를 걸었다.
■"사건 수사, 서둘러 진행"
경찰은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A씨에게 참고인 조사를 부탁했다. A씨는 조사 대신 국민신문고 및 청와대 국민청원 등 인터넷에 글을 올려 공론화하는 방안을 택했다. A씨는 “상식적으로 애기가 옷을 벗고 있고 남자가 성기를 들이밀고 있는 사진에 대해 경찰이 범인을 찾기 어렵다고 말한 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런 취지로 말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1인당 보유사건이 많다”며 “신고자와 통화해서 (신고) 취지를 확인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늦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사건 수사를 서둘러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