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팟 코리아 노진호 팀장 "'공정여행' 기획하다 난민구호에 눈떠"
2018.05.06 19:25
수정 : 2018.05.06 19:25기사원문
"비영리단체(NGO)에 대한 신뢰도가 한국 사회에서는 떨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물론 그동안의 행태가 잘못돼서이기도 합니다. 저희 단체는 투명하게 후원자들과 함께 활동하고 싶습니다.
노진호 아시아퍼시픽얼라이언스 코리아(이하 에이팟 코리아) 팀장(사진)은 여행코디네이터였지만 재난현장 구호를 주로 하는 NGO 활동가로 변신했다. 여행코디네이터 일을 할 때보다 좀 더 어려운 사람과 공감할 기회가 많아져 보람을 느끼고 있다.
노 팀장은 대학교 때부터 '공정한 세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경영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을 시작하려고 지역(대전)에 있는 청년 사회적 기업가를 만나 인터뷰했다. 이때 고두환 공감만세 대표를 만나서 여행코디네이터 일을 시작하게 된다. 공감만세는 공정여행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사업체다.
그는 "공정무역이라고 들어보셨겠지만 여행 앞에 공정이 붙은 이유가 있다"며 "기존 여행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운을 뗐다. 이어 "동남아나 일본에 가서 도시 빈민지역이나 마을을 들어가 현지 주민 조직과 함께 여행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여행상품으로서 지역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기업에서 여행 코디네이터로 일하면서도 그는 마음속에 뭔지 모를 회의감이 들었다. 낙후된 지역을 살리고 여행자는 쉼을 느낄 수 있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어쨌든 기업이었기 때문에 판매에 집중해야 했다. 고 대표가 에이팟 코리아 이사장으로 오면서 노 팀장도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다. 에이팟은 국가와 조직을 넘어 재난상황에서 언제든 협력 가능한 재난대응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노 팀장은 "사회적기업에서 일할 때보다 NGO 쪽에 오니 확실히 다르다"라며 "이쪽 분야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면 근본적인 것들을 고민하게 된다. 우리가 도와주는 게 지역에 도움이 되는지, 왜 빈곤은 반복되는지 등을 끊임없이 생각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에이팟 코리아는 현재 난민이 된 미얀마 로힝야족을 위해 모금 중이다. 미얀마 정부가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을 학살하자 100만명의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넘어갔다. 노 팀장도 이 현장을 지난 3월에 다녀왔다.
그는 "난민촌을 처음 가봤는데 말이 안 나왔다"며 "지나가고 있는데 어떤 남성이 의식 없는 애를 안고 어떻게 할지 몰라 그냥 서 있었다. 마침 의료팀이 지나가서 다행해 연결해줄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여성들이 방글라데시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자식이 눈앞에서 죽는 비극을 난민촌의 대부분 사람이 겪었다"고 토로했다. 현재 이들 난민촌에는 진료소가 단 하나밖에 없다. "모금 활동에 집중해 로힝야 난민촌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 현재 저의 제일 큰 바람입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