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나노 신소재 ‘단결정 그래핀’ 속성 제조법 개발

      2018.05.24 14:17   수정 : 2018.05.24 14:17기사원문

【울산=최수상 기자】 UNIST 연구진이 나노 물질 신소재인 ‘단결정 그래핀’을 빠르게 제작하는 방법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UNIST 자연과학부 로드니 루오프 특훈교수(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 연구팀은 ‘단결정 구리-니켈 합금 포일(foil)’을 이용해 단결정 그래핀의 성장 속도를 약 1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ACS Nano에 게재했다고 24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현재까지 그래핀 제작에는 주로 다결정 구리 기판을 촉매로 사용했다.

촉매인 구리 위에 메탄(CH₄)과 수소(H₂) 혼합 가스를 흘리면, 탄소(C)만으로 이뤄진 그래핀이 형성된다. 이때 바탕이 되는 구리의 결정 방향(crystal orientation)이 다양하므로 그래핀 역시 결정의 방향이 여럿인 ‘다결정 그래핀’으로 자라난다.


하지만 다결정 그래핀은 탄소 원자로 이뤄진 결정립(crystal grain)들이 서로 어긋나있어 그래핀의 우수한 전기전자도와 전하이동도 등의 특성이 저하될 수 있다. 이에 과학자들은 결정이 한 방향으로 정렬된 단결정 그래핀을 만들어 그래핀의 특성을 올곧게 활용할 방법을 찾아왔다.

밍 후앙 UNIST 신소재공학부 박사과정 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 소속)은 “최근 그래핀과 격자 구조가 비슷한 ‘구리(111) 단결정’을 기판으로 쓰는 에피택시(epitaxy)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며 “바탕이 되는 구리(111)의 결정 방향이 일정하고, 격자 구조가 비슷해 단결정에 가까운 그래핀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루오프 교수팀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구리(111) 단결정 포일에 니켈을 더한 ‘구리-니켈(111) 단결정 합금 포일’을 만들고 이를 기판으로 사용했다. 이 기판에서는 그동안 약 60분 동안 소요되는 그래핀을 5분 만에 만들 수 있었다.

한편 그래핀(graphene)은 탄소 원자로만 이루어진 탄소 동소체다. 두께가 약 0.2나노미터(㎚, 1㎚=10억 분의 1m)에 불과하지만 기계적 강도가 강철의 200배에 이른다. 잘 부러지지 않으면서도 잘 휘어지고 구리보다 10배 더 전기가 잘 통하고 실리콘보다 전자 이동 속도가 100배 빠른 나노 물질 신소재다.


연구팀은 또 그래핀 단일층에서 약 40㎚(나노미터·10억 분의 1m) 너비의 접힘선(fold)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그래핀 성장이 완성되지 않았을 때 듬성듬성 생기는 그래핀 섬(graphene islands)들이 서로 결합하는 영역에서 그래핀 접힘선이 형성되는 장면을 세계 최초로 관찰했다.
금속 기판 냉각 때 그래핀에 주름이 지듯 3층 구조의 접힘선이 나타난 것이다.

루오프 교수는 "금속 기판은 고온에서 팽창하고 냉각 때 줄어드는데, 그래핀은 냉각에도 별로 변하지 않아 접힘선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특히 그래핀 섬이 만나는 지점에서 압축응력이 집중돼 접힘선이 발생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접힘선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구리-니켈 단결정 포일의 표면 초격자구조를 규명하고, 이를 이용한 그래핀의 고속 성장과 그래핀 접힘선의 3층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면서 "그래핀 섬들이 결합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은 다른 2차원 재료와 박막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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