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충격 中 출구전략 암중모색

      2018.07.12 15:29   수정 : 2018.07.12 15:29기사원문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비한 장·단기 대응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중국의 대미 무역전쟁 대비책으로 ▲양국간 고위급 물밑협상 재개 ▲위안화 가치절하를 통한 관세부담 상쇄 ▲협력국 확대를 통한 중국주도의 교역시장 확대가 꼽힌다. 그러나 협상이 장기교착 상태를 보이는 데다 위안화가치절하가 가져올 부메랑 효과 및 중국과 협력에 대한 유럽 선진국들의 호응이 낮아 딜레마에 빠져있다.



■ 협상 장기 교착 가능성
우선, 교착상태에 빠진 양국간 협상 채널 가동 여부가 주목된다.

미국과 벼랑끝 승부를 공언한 중국은 협상을 통한 출구전략 마련을 암중모색중이다.
500억 달러에 이어 2000억 달러에 달하는 관세부과가 시행될 경우 자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파를 수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단 당분간 양국간 고위급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공식 협상이 3차례 열렸지만 이후 양측 고위급 논의가 점차 줄었고, 공식 논의가 재개될 계획도 당장은 없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을 거듭하는 와중에 두문불출했던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의 행보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았다. 중국의 외교 경제 현안을 해결하는 핵심인사라는 점에서 소방대장 혹은 해결사로 불리던 왕치산의 역할이 보이지 않아서다.

그러나 1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미국이 2000억 달러(한화 223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계획을 발표한 직후인 11일 왕 부주석이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왕 부주석이 이 자리에서 중미관계와 양국 지방협력에 대해 깊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져 왕 부주석을 매개로 한 양국간 무역협상이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차 관세부과 계획이 발표되면서 오는 8월30일이 본격 발효 시점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앞으로 7주 기간 내에 중국이 협상의 물꼬를 터 무역전쟁 사태를 무마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지난 3차례 양국 고위급 대화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구조에 대한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 협상이 재개될지 미지수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무기삼아 미국의 고관세 공세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달러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는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는 과정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중국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 미국의 관세부과의 충격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 하락 카드는 중국 경제에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 중국내 외국 자본의 급격한 이탈을 낳게 된다.

■ EU에 손내밀어도 호응 미지근
미국의 무역보호주의에 맞서는 자유무역주의 옹호 연대를 구축하는 것도 중국의 장기적 복안으로 꼽힌다. 중국이 주도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고전하는 유럽 등 선진국과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을 비롯해 개발도상국에 대한 개발지원으로 친중국 세력을 확대하는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은 중국 역시 자유무역질서의 상호주의 원칙을 어기면서 이율배반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시각이 강하다.
개도국 역시 중국의 개발 지원이 결국 국가 안보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 탓에 주저하는 분위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미국 정부의 관세부과 조치로 피해를 본 유럽연합(EU), 캐나다, 러시아 등과 연합전선을 형성하러 애쓰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실제 중국이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유럽 정상회의에서 미국 무역정책에 반대하는 강력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EU를 회유했지만, EU는 이를 거부했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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