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케시

      2018.07.31 14:00   수정 : 2018.07.31 14:00기사원문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명 중 하나인 ‘구글(Google)’은 실수로 만들어진 이름이다. 원래 사명은 ‘구골(Googol)’이었으나 고객이 수표에 기명을 ‘구글’로 잘못 기입한 것이 지금의 사명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국내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기업간거래(B2B) 핀테크 기업인 ‘웹케시’다.

웹케시의 사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외환위기로 수많은 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는데 웹케시 창업자인 석창규 회장과 현 웹케시 대표인 윤완수 사장이 근무하던 ‘동남은행’도 그 중 하나였다. 석 회장은 동남은행 폐업 후 다른 은행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한 번 실직의 충격을 겪은 그에게 직장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았다. 결국 오래지 않아 전자금융 분야 스타트업 '피플앤커뮤니티'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설립 즈음 인터넷 네트워크의 핵심 프로토콜인 TCP/IP개념이 도입되면서 세상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제2의 산업혁명을 맞게 된다. 석 회장도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연고를 서울로 옮기는데, 이 때 웹케시와의 역사적인 첫 조우가 이뤄진다.

바로 이미 서울에 같은 동남은행 전산센터 출신이 ‘웹케시’라는 사명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 피플앤커뮤니티는 전자금융 기술에 특화되어 있었고, 웹케시는 사업적인 부분에 특화되어 있었다.

두 회사는 기술과 사업이라는 각자의 장점을 공유하며 빠르게 성장 발전한다. 이후 합병에 이르게 되는데 합병 법인의 대표는 피플앤커뮤니티의 석창규 대표가 맡고 회사명은 웹케시를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때가 본격적인 웹케시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웹케시라는 사명은 원래 브라우저를 뜻하는 웹(WEB)과 금융·자금(Cash)의 합성어로 금융에 IT를 더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는 맞지 않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웹케시’가 아닌 ‘웹캐시’가 되어야 한다. 웹캐시가 웹케시가 된 사연은 관리업무에 신경을 쓰기가 쉽지 않던 시절, 누군가가 실수로 표기법에 맞지 않게 등록한 사명을 한 참이 지난 후에야 뒤늦게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바꾸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 있었다. 웹케시가 업계에서 기반을 굳히기 전까지 웹케시 임직원들은 ‘웹캐시’, ‘웹캐쉬’, ‘웹케쉬’ 등의 수많은 사명 오용에 시달려야 했다.

19년이 흐른 지금 약 5만여 고객이 웹케시의 자금관리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지난 1월 출시한 소기업용 경리업무 프로그램 '경리나라' 역시 출시 6개월 만에 가입 기업 6000개를 돌파하며 시장에 연착륙했다. 최근엔 일본, 캄보디아,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활발히 하고 있다.
웹케시는 핀테크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말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yutoo@fnnews.com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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