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 도입, 3년만에 다시 수면 위로
2018.07.23 17:20
수정 : 2018.07.23 17:20기사원문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투자협회 주도로 5~6개 대형 증권사 실무진이 수차례 모여 대체거래소 도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앞서 2015년에도 금투협과 7개 대형 증권사가 모두 200억원을 출자해 대체거래소를 설립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부산의 시민단체 등에서 대체거래소가 설립되면 금융중심지인 부산의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과 일부 증권사가 사업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면서 추진이 중단된 바 있다.
금투업계 고위관계자는 "당시 발목을 잡았던 부산시가 최근 일자리창출과 경제활성화 측면에서 대체거래소 설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안다"며 "이에 따라 금투협이 대체거래소에 관심을 보였던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사업성 여부와 제도 보완 등 의견 수렴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거래소는 증권사들이 출자해 설립하는 매매전문 사설 거래소다. 기존 거래소와 별도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상장 및 시장감시 역할을 별도로 수행하지 않고, 거래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거래비용 절감과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거래소의 독점적 지위가 무너지고 시장구조가 다양해지는 측면에서 금융시장 혁신과도 궤를 같이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A기업의 주가가 한국거래소에서 10만원, 대체거래소에서 9만원에 거래될 경우 상대적으로 싼 대체거래소를 이용하면 된다. 이런 장점 때문에 전 세계 120여개국이 대체거래소를 운영 중이다.
증권업계는 대체거래소 설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거래비용 절감 등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증권사들이 출자를 결정할 만큼 사업성이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체거래소를 설립하려면 초기 출자를 집행해야 할 증권사들의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저렴한 수수료 이외에 거래속도, 거래시간 연장 등 기존 거래소와 다른 기능을 탑재해야 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