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 간판 단 카카오… '무적' 인터파크 흔들까
2018.07.25 17:25
수정 : 2018.07.25 21:15기사원문
카카오와 합병을 앞둔 카카오M이 대학로 공연장 네이밍 계약을 체결한 것은 광고 마케팅 이상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용자 4300만명을 확보한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과 음악·게임·웹툰 등 문화콘텐츠 사업부문을 핵심 비즈니스로 키우면서 쌓은 카카오의 역량으로 공연시장에 진출하면 공연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장점유율 70% 이상으로 알려진 인터파크의 독주를 카카오가 깰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카카오, 공연시장 '메기' 될까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M이 공연장 네이밍 계약을 통해 공연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예매 시스템 UX를 구축해 1차적으로 온라인 공연예매시장에 진입하면 인터파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난 3월 발표한 공연예술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공연예매시장의 규모는 지난 2016년 기준 3650억원이다. 이 가운데 인터파크 예매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티켓 예매 시스템이 인터파크가 구축해 둔 '웹기반'에 아직도 머무르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플랫폼 내에서 영화예매, 음식 배달, 항공권 구입 등을 클릭 몇 번 만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테면 '공연 바이 카카오'와 같이 카카오톡 내 예매시스템이 구축되면 현재 독점에 가까운 온라인 공연예매 시장에 카카오가 '메기' 역할을 하면서 모바일 공연예매 시장으로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이미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통해 테크핀(Technology+Finance) 기업을 통한 기존 금융권의 변화를 이끌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카카오 AI 엔진인 '카카오i' 등을 바탕으로 공연 예매시장에 진출하면 시너지를 내면서 업계의 판도 변화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카카오페이로 티켓을 결제하고, 카카오 선물하기로 티켓을 선물하고, 카카오톡 뿐만 아니라 AI 스피커인 카카오미니로 공연을 검색하고 예약하는 세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
서지혜 인컬쳐컨설팅 대표는 "공연이 가진 매력적인 콘텐츠를 플랫폼 구축을 꿈꾸는 포털도 눈여겨 보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네이밍 계약을 전략적 파트너십의 개념에서 보면 후원 및 경제적 효과 이상으로 카카오의 기존 콘텐츠가 더해진 적극적 형태의 새로운 공연 비즈니스가 창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화+IT접목… 종이티켓 종말 예고
수현재 빌딩(현 대명문화공장)의 오프라인 공연장을 활용해 카카오가 직접적인 공연산업 진출의 발판으로 삼거나 공연 관련 IT기술을 시연하는 테스팅 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 현재 국내 대형 공연장들이 2~3년 내 IoT 기술을 활용한 무인 수검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이제 공연장에서도 종이 티켓을 받기 위해 줄을 설 필요없이 스마트폰에 뜬 바코드와 QR코드로도 입장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도래하는데 카카오가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문화회관은 현재 티켓에 삽입된 바코드를 통한 검표 시스템 운영 및 좌석 위치 안내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티켓 수표를 수작업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객석 출입구에서 하우스 어셔가 바코드 리더기 및 PDA 등으로 검표와 좌석 확인을 진행하고 키오스크를 설치해 관객이 바코드 등을 스캔하면 좌석 위치가 표시되는 시스템 등을 도입할 계획을 수립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최대 관객을 확보하고 있는 예술의전당도 키오스크와 온라인 수표 시스템 도입 등에 대해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진 예술경영지원센터 전략기획팀장은 "대학로의 공연장에 카카오가 진출한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며 "바코드와 QR코드 등을 활용한 티켓 시스템이 모바일 어플을 통해 시작되면 향후 종이티켓이 사라지고 관련 IT산업이 공연장에 들어올 수 있는 토대가 세워지면서 공연과 미술 전시장 등과 연관된 새로운 산업군이 형성될 것으로도 본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