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어리젠 고영웅 대표 "대기업도 못한 치즈 수출, 우리가 성공"

      2018.07.29 15:19   수정 : 2018.07.29 15:19기사원문
【원주(강원도)=한영준 기자】"가공치즈 분야에선 기술력이 업체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 치즈가공 핵심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치즈를 수입하고 있는 국가도 수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내겠다."
국내 기업 최초로 치즈를 수출한 데어리젠의 고영웅 대표가 지난 26일 강원도 원주시 본사에서 밝힌 포부다.

데어리젠은 매출이 10조원에 이르는 중국 유제품업계 1위 이리유업과 5년 동안 1000억원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대기업도 성공한 적이 없는 치즈 수출을, 강원도에 있는 이노비즈기업(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 성공한 것이다.

■기술력 갖고 가공치즈 수출 "中·동남아서 통할 것"
고 대표는 "이리유업과의 수출계약을 통해 다음달부터 '원산지 : 대한민국'인 스트림치즈가 중국 전역에서 판매될 것"이라며 "중국의 또 다른 업체와도 3년간 260억원 계약을 맺었다. 여긴 데어리젠 브랜드를 직접 달고 나간다"고 강조했다.

치즈업계에 따르면 채산성이 맞지 않아 국내산 치즈를 해외에 수출하기는 어렵다.
미국 우유가 1L에 300원 정도 하는 것에 비해 한국 우유는 같은 용량에 원가가 1100원 가까이 하기 때문이다. 원가를 고려할 때 사실상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한 고 대표의 전략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우회전략이다.

그는 "미국 모짜렐라 치즈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레프리노의 치즈를 독점적으로 수입해서 가공치즈를 만들었다"며 "중국에서 치즈 수입을 고려하고 있던 이리유업이 레프리노의 치즈를 가공하는 우릴 찾아 먼저 제안, 이리유업-데이리젠-레프리노가 3자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레프리노는 아시아 시장, 이리유업은 중국 시장 확대, 데어리젠은 치즈 수출이라는 '윈-윈-윈' 효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고 대표는 "미국 치즈를 수입해 가공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의 핵심적인 기술이 들어간다"며 "가공하는 치즈의 20% 정도는 데어리젠이 만든 치즈가 들어가는데 제조과정에서 염도 등을 조절해 동양인 입맛에 맞춰진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앞으로의 수출 전망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금은 중국 업체 두 곳과만 계약을 맺었지만 중국 치즈시장이 커지고 있어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미 검증이 된 제품이기 때문에 빠르게 자리를 잡을 것이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데어리젠 제품이 통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메가3 우유·수수 요구르트' 등 제품 혁신도
데이리젠이 만드는 유제품 맛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겐 익숙하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국내 수많은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어리젠은 도미나피자에 오랜 기간 피자 치즈를 납품했고 최근에는 피자헛에도 납품하고 있다. 서울우유 협력사로 지난 2008~2009년 인기를 끌었던 파란뚜껑의 저지방우유를 만든 것도 데어리젠이다.

고 대표는 "서울우유 저지방우유가 출시 1년반 만에 하루에 3만병씩, 2년 만에 하루 4만병씩 나갔다"며 "당시에 경영위기라 할 만큼 상황이 안 좋았지만 이 제품 덕분에 회사가 다시 안정화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를 끈 미니언즈 우유도 데어리젠의 작품이고 맥도날드의 선데이믹스 재료도 데이리젠이 가공한 우유다.

데어리젠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노비즈기업답게 지속적으로 제품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오메가3 함량이 높은 '오메가3 우유'가 대표적이다.

고 대표는 "소규모 농장에서만 만들었던 '오메가3 우유'를 데어리젠이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옥수수가 안 들어간 특수 사료를 이용해 소를 키우면 오메가3 함량이 높은 우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이어 "그동안 사료에 옥수수를 많이 쓰면서 고기와 유제품을 먹는 사람들의 영양 불균형이 계속돼 왔는데 옥수수 사료를 쓰지 않는 건 새로운 시도"라며 "오메가3가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고 몸에 있는 지방을 불포화지방으로 만들어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나도 하루에 한 통씩 마신다"며 강조했다.

최근에는 정부과제로 수수 추출물을 이용한 요구르트를 개발 중이다.
수수에 노화 방지와 피부 미용에 좋은 성분이 있어서 화장품에는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음료쪽에 활용하는 건 데어리젠이 처음이다.


고 대표는 "올해까지 임상실험을 하고 내년 안에 '수수 요구르트'를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