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 매둔동굴서 2만9000년전 구석기 그물추·손가락 뼈 발굴

      2018.08.07 09:12   수정 : 2018.08.07 09:12기사원문

강원도 정선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2만9000년 전인 후기 구석기 시대 유물이 발굴됐다.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그물추와 뗀석기를 비롯해 사람의 손가락 뼈가 발견됐다.

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연세대학교박물관이 지난 6월부터 약 40일에 걸쳐 강원도 정선군 남면 낙동리에 자리한 석회암 동굴인 매둔동굴을 조사한 결과 1층부터 4층까지 형성된 구석기 시대 퇴적층이 확인됐다.



지난해에 이어 진행된 올해 발굴조사는 동굴 안쪽의 구석기 문화층을 대상으로 했다. 구석기 시대 퇴적층에서는 사슴, 노루, 사향노루, 산양, 곰 등의 대형 동물 화석과 갈밭쥐, 비단털쥐, 박쥐 등의 소형 동물 화석이 발견됐다.
또 참마자, 피라미 등으로 보이는 작은 물고기 등뼈와 새 뼈 등 자연유물 화석도 출토되었다.

인공유물로는 주로 석회암 또는 규암을 이용해 만든 뗀석기를 비롯해 여러 점의 그물추가 발견되었다. 작은 자갈돌을 이용해 만든 그물추는 1층에서 3점, 2층에서 1점, 3층에서 10점 등 총 14점이 발견됐으며 대부분은 석회암으로 된 작은 자갈돌을 이용해 제작됐다. 현재까지 발견된 그물추는 공통으로 모루망치떼기 방법으로 제작됐으며 특히 3층의 경우 새 주둥이 모양처럼 끝을 뾰족하게 만든 부릿날 석기와 격지 등이 함께 나왔다.

조사단은 3층 하부에서 수습한 나무숯 조각의 방사성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약 2만9000년 전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는데 이러한 연대값이 사실일 경우 매둔 동굴 유적에서 발견된 후기 구석기 시대의 그물추는 인류의 물고기잡이 역사에서 시기적으로 가장 이른 유물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또 그물을 이용한 어로 활동이 후기 구석기 시대에 존재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앞으로 구석기 시대 생계 수단과 먹거리를 복원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구석기 시대 1층의 상부에서는 사람의 손가락뼈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뼈는 둘째 또는 셋째 손가락의 3번째 끝마디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굴조사기관인 연세대학교박물관은 앞으로 더 많은 연대측정 자료를 확보해 분석하고 인류사에서 그물을 이용한 물고기잡이가 언제 시작돼 어떻게 주변으로 확산되었는지 밝히기 위한 연구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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