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부동산 추가대책

      2018.08.27 17:21   수정 : 2018.08.27 17:21기사원문
정부가 뛰는 집값을 잡기 위해 추가 대책을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한 투기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주택시장 안정 기조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 종로·동작구 등 4곳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하고 광명·하남 등 수도권을 투기과열지구로, 구리·광교 등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게 골자다.

이번 대책에 따라 해당 지역은 양도세 중과, 재건축 제한, 대출 규제 등의 규제를 받는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8·2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확산되는 데 따른 후속조치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진짜로 집값을 잡자는 건지 의심하게 한다. 종전의 규제정책만 되풀이할 뿐 원인에 따른 처방은 안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벌써 규제 일변도 정책의 '실탄'이 소진됐다고 보기도 한다.

최근의 집값 상승은 매물(공급물량) 부족에 기인한다. 풍부한 유동성이 규제 일변도 정책의 부작용과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가격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부동산을 기웃거리는데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강화로 매물은 되레 자취를 감추면서 비롯됐다.

그러면 단기적 규제수단과 함께 근본적 수급문제를 풀 방안을 내놨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집값상승 중심지인 용산과 여의도, 목동, 강남 등에 대한 처방은 쏙 빠져 있다. 바로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방안이다. '맹탕' 대책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수도권에 30여개의 공공택지를 추가로 개발하겠다고 하지만 이 역시 현재의 집값상승에 대한 처방이 될 수 없다.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은 노무현정부 때와 판박이다. "하늘이 두쪽나도 집값은 잡겠다"며 10여차례의 규제폭탄을 쏟아낸 노무현정부 5년간 집값은 급등했고,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를 불렀다.규제 일변도 정책이 매물을 줄여 집값 재상승의 뇌관이 됐다. 문재인정부도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강화가 매물 품귀현상을 불러왔고, 여기에다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을 부추기며 시장 불안을 키운다.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해서 심판 역할을 하려는 규제 일변도 정책만으로는 더 이상 안 통한다는 것을 이번에도 시장이 보여줬다. 이제는 '규제만능주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는 규제 하나를 내놓을 때마다 결국에는 가격은 뛴다는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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