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사막형 K-2 전차 첫 공개... 육군 "차광막, 우리도 필요합니다"
2018.09.15 09:39
수정 : 2018.09.15 12:39기사원문
현대로템은 지난 12일 경기도 일산의 킨텍스에서 열린 'DX KOREA 2018'(대한민국 방위산업전)에 참가해 사막형 K-2 전차을 전시했다. 이번에 공개된 사막형 K-2는 외관부터 황색 계열로 도색됐다.
현대로템은 이번 사막형 K-2 전차 개발를 위해 약 7개월 동안 열대 기후에서 전차 운용 중에 발생하는 발열을 어떻게 배출하느냐에 대해 연구했다. 사막 지형은 연평균 강우량 250mm 미만으로 대개 덥고 건조하며, 모래가 쌓인 사막지대나 흙으로 덮인 황야지대로 나뉜다. 이중 탁 트인 황야지대에서의 기갑전은 대단히 빠르고 치열한 전투양상을 보이므로 기동성과 피아식별 그리고 야시장비의 성능에 따라 승패에 큰 영향을 준다. 또한 평시 성능 관리와 승무원의 편의 사항도 빠질 수 없는 고려사항이다.
현대로템은 기존 K-2 전차에서 사막 기후 특성에 맞는 전차를 개발하기 위해 전차 엔진에서 배출되는 열 신호를 낮추는 개량된 배기구를 설치했으며, 포탑 위에는 차광막을 달아 햇빛을 막도록 했다. 조종석 내부에는 매우 강력한 에어컨을 설치하고 실외기를 포탑에 설치했다.
특히 차광막은 우리 육군 장병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전시장을 찾은 장병들은 사막형 K-2 전차에 설치된 차광막을 유심히 살펴보며 관심을 보였다. 14일 전시장을 찾은 육군 한 사단의 김 모 상사는 "중동 지역뿐만 아니라 우리도 차광막이 필요하다. 훈련 대기 중에 에어컨도 안 켜고 몇 시간씩 뙤약볕 밑에 있는 건 정말 고역이다"라면서 "그래서 일부에선 파라솔을 가져와 위에 치기도 하는데, 보기에 썩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기동 시 모래나 먼지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캐터필러(caterpillar tracks) 위로 고무 덮개를 덧씌워 분진을 줄였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중동 지역이 워낙 열대 지역이다 보니 기술적으로 발열을 어떻게 죽이느냐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라면서 “그동안 전차 및 차륜형 장갑차 사업을 수행하며 쌓은 기술력과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수주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현대로템은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인도 등에서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7월 중동 현지의 한 군 시험장에서 사막형 K-2 전차의 정식 기동 및 사격·운용 시험을 벌여 현지 군 관계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사격시험을 위해 장시간 야외에서 대기해야 했던 현지 장병들이 햇빛을 견디다 못해 차광막 밑으로 모여든 진풍경도 연출됐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1984년 K-1 전차 개발을 시작으로 1997년 K-1 전차를 개량한 K1A1 전차 개발, 2008년 차세대 K-2 전차 개발 등 발전을 거듭해왔다. 특히 2008년 독일 등 선진 전차 대국을 제치고, 터키에 K-2 전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