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무역협정 속도내는 美

      2018.09.26 13:58   수정 : 2018.09.26 13:58기사원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무역협정이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이전 행정부에서 맺어진 무역협정들은 '불공정'하다면서 전면개정 추진에 나선 뒤 무역상대국의 대폭적인 양보를 바탕으로 미국에 유리한 협정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일본도 미국의 자동차 관세 압박에 굴복해 양자협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은 무역에서 더 이상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속고 있다고 느끼면 '국익'을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멕시코와 합의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협상,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성공을 강조하면서 무역협정 개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車관세에 日도 방향 전환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 합의한 다자간 무역협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제를 주장하며 미국과 양자협정에 부정적이던 일본도 미국의 압력 앞에 협상 개시로 방향을 틀었다. 26일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25일 뉴욕에서 관세협상을 포함해 양국간 무역협상 개시를 위한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1시간 동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모테기 경제상은 양측이 협상에서 자동차 교역과 농산물 관세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3일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실무만찬을 갖고 북핵문제부터 양국 통상 문제에 이르기까지 현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초 모테기와 라이트하이저 간 회담은 24일로 예정됐지만 미국의 일정으로 인해 이튿날인 25일로 연기됐다. 일본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 우려가 작용한 결과다.

지난해 일본은 미국과 교역에서 7조엔의 무역흑자를 기록했고, 이 가운데 70% 이상이 자동차 관련 교역에서 나왔다. 이때문에 일본은 필사적으로 미국의 자동차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NAFTA, 加없이도 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는 25일 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과 멕시코가 수일 안에 캐나다 없이 NAFTA를 체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는 미국과 캐나다간 간극이 여전히 상당하다면서 "캐나다가 나중에 합류하기로 하면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캐나다 없이 미국과 멕시코 양자만으로 NAFTA를 맺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음을 시사했다. 일부 미 의원들과 기업들이 캐나다를 배제한 NAFTA를 반대하고 있지만 라이트하이저는 미 낙농제품 등 "캐나다가 미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서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멕시코와 NAFTA 재협상에 합의했다면서 캐나다가 동참하건 말건 멕시코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인 11월 하순에 서명이 이뤄지도록 의회에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12월 취임하기 전에 협정이 서명돼야 한다면서 멕시코에 새 대통령이 들어서면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법률에 따라 무역협정 서명이 되려면 세부협상안이 60일 이전에는 공개돼야 한다.
그러려면 라이트하이저가 앞으로 수일 안에는 세부안을 발표해야 하고, 그 동안 캐나다와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멕시코와 양자간 협상만으로 발표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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