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넘은 미국산 원유 수입량… 국내 정유사 원가부담 늘어

      2018.10.03 17:07   수정 : 2018.10.03 17:07기사원문

국내로 들여오는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이란산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 조치로 인해 원유수입이 제한될 예정인데다 셰일오일 등으로 인해 미국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서다.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이란산보다 많은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상대적으로 다른 원유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었던 이란산 수입량이 급감함에 따라 국내 정유업체들의 원가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페트로넷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지난 8월 한 달 간 수입한 미국산 원유는 약 730만배럴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이란산은 200만배럴를 기록했다. 월 기준으로 미국산 원유 수입량이 이란산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은 물론 격차를 3배 이상 벌렸다.

올해 이란산 원유는 지난 3월 1160만배럴 가량 국내로 들어와 정점을 찍었지만 미국의 이란 제재 재개 방침 등으로 인해 지난 8월 200만배럴로 대폭 감소했다. 미국산 원유는 수입량이 같은 기간 동안 104만배럴에서 730만배럴로 7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8월까지 미국산 원유 수입량은 약 2678만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했다. 전체 원유 수입량에서 미국산이 차지한 비중도 약 0.4%에서 3.57%로 대폭 상승했다.

반면 이란산 원유 국내 도입량은 같은 기간 42% 감소하며 5820만배럴에 머물렀다. 전체 원유 수입에서의 이란산 비중도 약 14%에서 7.77%로 떨어졌다.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급감한 이유는 미국의 경제 제재로 인해 수입이 제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제재에 앞서 공급선 다변화 차원에서 미국산 등 다른 국가에서의 수입을 선제적으로 늘림에 따라 이란산 수입이 올 들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 미국의 금융제재로 인해 유조선 용선업체들과 보험사들이 이란산 원유 수송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국산 원유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수입량이 증가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실제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WTI 가격은 배럴당 73.25달러를 기록했고, 두바이유는 80달러선을 넘어 80.03달러에서 거래됐다.
이처럼 미국산 등 국내로 수입되는 비중동산 원유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는 비중동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할 경우 수입부과금 일부를 환급해주는 제도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에선 이란산 원유 수입 제한으로 인해 생산원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란산 원유가 미국 제재 이후 지배력 확대를 위해 다른 원유에 비해 낮은 가격에서 판매됐다"면서 "다른 원유로 이란산을 대체할 경우 원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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