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기술연구원, 3D프린팅으로 세계 최대 규모 인공 흉곽 제작

      2018.10.04 10:41   수정 : 2018.10.04 10:41기사원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순수 티타늄 소재의 인공 흉곽을 만들고, 중앙대 병원이 이를 실제 환자의 가슴뼈에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환자는 가슴뼈에 악성종양인 육종이 발생한 55세 남성으로, 병변 부위가 광범위해 흉곽 절제가 필요했지만 기존 수술법으로는 재건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골 시멘트나 티타늄 막대 등을 이용한 재건 수술로는 환자에게 꼭 맞는 모양을 만들기 어려운데다 소재가 무거워 수술 후 흉부 불편감과 호흡곤란, 세균 감염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기원 강원지역본부 적층성형가공그룹 김건희 그룹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이를 위해 3D프린팅 공정기술을 활용,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가벼운 ‘순수 티타늄’을 소재로 가로 286㎜, 세로 172㎜ 크기의 맞춤형 인공 흉곽을 제작해 냈다.

이는 인공 흉곽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생기원의 기술 이전을 받은 3D프린팅 의료기기 전문기업 벤타쓰리디㈜도 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했다.


중앙대 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팀은 환자의 종양이 급격히 커져 기대수명이 6개월 이하로 줄어들자 지난 9월19일 환자의 흉골과 늑골 10개를 절제한 뒤 제작된 인공 흉곽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3D프린팅 인공 흉곽으로는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영국, 중국에 이어 세계 6번째의 재건 수술이며, 수술을 마친 환자는 빠르게 회복되어 다음 주 퇴원을 앞두고 있다.

흉곽 제작의 핵심은 순수 티타늄 소재의 기계적 강도를 기존의 2배 이상인 700MPa(강도계수)로 높인 생기원의 독자적인 금속 3D프린팅 공정기술에 있다.

순수 티타늄 소재의 경우 자체 강도만으로는 인체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알루미늄-바나듐-티타늄 합금이 사용돼 왔는데, 인체에 유해한 합금원소 사용으로 논란이 제기돼 왔다.

김건희 그룹장 팀은 무독성 순수 티타늄 분말을 3D프린팅 공정제어를 통해 10㎚ 직경의 금속간 화합물로 만들어 거미줄처럼 연결함으로써 기존 합금에 준하는 강도를 구현해 냈다.

완성된 인공 흉곽은 컴퓨터 단층촬영을 통해 환부를 정확히 측정한 뒤 환자 체형에 맞는 정밀한 디자인으로 설계됐으며, 무게가 190g에 불과해 삽입 부작용을 줄이고 환자의 회복력을 크게 높였다.

또 적층구조가 뼈와 유사한 다공(多孔)성으로 이루어져 흉부 압박을 가해도 부러지지 않는 10~15GPa(탄성계수) 수준의 탄력성까지 지니고 있다.

아울러 3D프린팅 과정에서 전자빔 방식을 적용, 금속 3D프린팅의 최대 난점으로 지적돼 온 열에 의한 변형을 막아 세계 최대 크기의 형상을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

김건희 그룹장은 “3D프린팅 두개골에 이어 흉곽 이식 수술 성공으로 부작용 우려 없는 맞춤용 인체 삽입물 시대를 열게 됐다.
”고 밝히며 “앞으로 고관절, 무릎관절 등 개인 체형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인체 삽입물을 제작해 수혜 환자의 폭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술은 식약처가 지정한 생물학적 안정성 시험과 강도 및 인장도 시험을 거쳐 중앙대학교병원 IRB(연구자 임상시험) 승인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진행했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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